이재용 회장의 ‘조용한 취임’…韓 재계가 젊어졌다

이다원 기자I 2022.10.27 17:41:33

글로벌 IT 기업 비롯해 4050 총수, 조용한 취임 ''대세''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취임으로 한국 재계에 ‘4050 회장’ 시대가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27일 오전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에 따라 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자리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특히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조용히 회장 직에 올랐다. 이날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참석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취임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규모의 기업을 이끄는 회장으로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다만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 관련 메시지나 행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글로벌 IT 기업을 비롯해 재계 전반의 문화가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새로 회장 직을 맡은 경영자들은 취임 행사 대신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에 취임 메시지를 보내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우리 재계도 이같은 취임이 ‘대세’가 된 모양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내 방송을 통해 영상 메시지를 냈다.

구광모 LG 회장도 지난 2018년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구 회장은 이사회 인사말로 취임사를 갈음한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경우 지난 1998년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회장에 추대해 회장직을 넘겨받았다.

이 회장 취임으로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모두 회장에 오르면서 우리 재계 역시 한층 젊어지게 됐다. ‘4050’ 세대인 주요 기업 창업주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셈이다.

1968년생인 이 회장은 2012년 부회장 승진 10년 만에 회장이 됐다. 지난 2020년 10월에 총수가 된 정의선 회장은 1970년생 3세 경영인이다. 마찬가지로 SK그룹 3세 경영인인 최태원 회장은 1960년생이다. 2018년 자리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은 1978년생으로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다.

이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전보다 젊은 총수들이 주요 그룹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의 요구가 큰 만큼 이를 위한 작업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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