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주장한 신동빈 부자에 檢 ‘징역 10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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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괄회장은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일가에 대한 부당 급여 508억원을 지급하고, 셋째 부인 서미경(57)씨와 신영자(75)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롯데시네마 사업권을 몰아줘 회사에 778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신 전 이사장, 서씨 모녀에게 불법증여하면서 증여세 858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도 기소됐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 신 전 부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롯데 오너가가 사적 이익을 위해 계획적으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신 회장을 비롯한 부자(父子)는 재판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모르쇠’ 전략이 결과적으로 ‘징역 10년’이라는 무거운 구형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서울 대형로펌의 판사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구형을 보면 사실상 (롯데) 변호인단의 논리와 증언들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비리 관련 재판의 핵심은 옳지 못한 돈의 흐름이 명백히 증거할 수 있느냐인데, 이 부분에서 검찰이 구체적인 숫자로서 밝혀낸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죄를 뉘우치지 않고 애국심 등에 호소했던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 총괄회장 변호인은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막대한 자금을 한국롯데에 투자하고도 (회사는) 이자, 배당금을 주지 않았다. 이들을 희생시켜 한국계열사를 성장 발전시켰다”며 “애국심과 경영철학을 욕되게 하지 말아주시고 경제계 거목이 조용히 물러나게 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탈세 혐의는 “현재와 과거의 법의식이 다르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10여 년 전 과거 행위를 현재의 법의식에 기초해서 판단하고 있다. 여러 사정을 감안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신동빈 실형 선고시 롯데지주 ‘휘청’
총수 일가 모두에 중형이 구형되면서 롯데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신 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롯데지주를 공식 출범시키며 ‘뉴롯데’를 선언한 가운데, 총수일가가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롯데가 그린 청사진이 백지화될 수 있어서다. 롯데는 검찰의 구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재판부의 판단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과거 현대차 정몽구, 삼성 이건희 등 대다수 재벌 총수들도 검찰의 구형과 별개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바 있다.
롯데로서는 고령의 신 총괄회장보다 신 회장의 재판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신 총괄회장이 고령에 알츠하이머 증세가 있는 만큼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실제 수감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상태를 감안해 구속집행 정지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신 회장이다. 신 회장이 경영비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더라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재판마저 실형을 면할 지는 미지수다. 신 회장에게 가장 좋은 결과는 경영비리는 집행유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재판은 무죄를 선고받는 경우다. 그 다음으로는 두 재판 모두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신 회장은 차질 없이 뉴롯데 구상을 실천할 수 있다.
만약 신 회장이 두 재판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실형을 선고 받으면 당장 롯데지주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의 숙원 과제인 호텔롯데 상장도 연기될 수 있다. 앞서 호텔롯데는 지난해 경영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했으나 그룹 비리 관련 검찰 수사 등으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만약 호텔롯데가 총수 비리 문제 등으로 또 한 번 상장을 미룰 경우 롯데지주 출범에도 불구하고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기 힘들어 진다. 호텔롯데는 현재 90여개의 국내외 롯데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며, 롯데물산·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롯데건설 등을 순환출자 형식으로 지배하고 있다.
실형 여부와 상관없이 신 회장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선 물러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 재계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에 예민한 탓에, 총수가 불법을 저지를 경우 대표이사직을 내놓는 것이 관례다. 롯데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이 남은 만큼 선고를 기다려 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