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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의 크립토네이션] 코인 과세, 최소한 고려해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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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8.18 15: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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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주식 거래세 단계 폐지+금투세 부활'과 동시 시행 검토
②면세한도 상향 또는 주식 양도차익 대주주 기준 준용 검토
③일본·태국 같은 자국 내 거래 유도 위한 과세 인센티브 검토
④가격 변동성 감안해 내년부터 이월결손금 공제 도입 검토

[이데일리 이정훈 디지털자산센터장] 정부가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원안대로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실제 징세를 책임질 당국인 국세청은 30억원이나 들여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사업을 이미 발주했고, 외부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꾸려 고시 제정에도 착수했습니다. 2020년 법제화 후 세 차례의 유예와는 달리, 이번에 당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합니다.

[이정훈의 크립토네이션] 코인 과세, 최소한 고려해야할 것
최근 만난 세제 당국인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언제까지나 과세를 미룰 순 없는 노릇”이라며 “여야가 합의해 내년 과세를 확정해준 만큼 입법권 존중 차원에서도 또 다시 유예할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투세는 폐지해놓고 가상자산만 과세하는 건 공평한 것이냐’는 지적에도 “주식은 생산적 분야에 투자 재원이 되는 만큼 가상자산과 동일하게 취급할 순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국내에서 가상자산 투자가 보편화됐고 내년부터 주요국 간 암호화자산 정보교환규정(CARF)까지 시행되는 만큼 이제는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파악해야할 시점이 됐다”며 “더이상 과세 준비에 손놓고 있을 순 없으며, 국회가 합의를 번복하지 않는 이상 내년부터 과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하자는 내용으로, 정성국 의원이 과세를 2030년까지 3년 더 유예하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놓고 있어 여야 합의에 따라 극적인 반전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내년 과세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가상자산 과세는 국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일이고 국회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민의를 대표하는 개별 입법기관이라고 한다면 그들에게 적어도 그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몇 가지 합리적인 보완조치들을 검토해 달라는 요구 정도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첫째, 적극적인 자본시장 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현 정부에서 주식과 가상자산을 생산적 자산이냐 아니냐로 단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억지입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으로 수출입 대금을 결제하거나 송금해 수수료를 낮추고 정산주기를 단축시키고 있고, 토큰화된 국채를 담보로 금융시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토큰화 펀드를 담보로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게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도 일종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적어도 금융투자소득세를 부활시키면서 주식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페지하는 로드맵이 만들어진 뒤 가상자산 과세를 함께 시행하는 걸 검토해볼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금투세 부활 검토를 자신있게 얘기할 자신이 없다면, ‘가상자산 과세가 형평성에 문제 없다’는 식의 주장은 펴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가상자산 과세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인다 해도 250만원인 면세한도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금투세 도입 논의 과정에서 설정했던 주식 면세한도 5000만원나 2024년 총선 당시 민주당이 가상자산에 대해 약속했던 5000만원 한도까지는 아니라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실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중 90%가 1000만원 미만의 소액 투자자라고 하니 세 부담 경감이나 행정 효율성 차원에서 이는 충분히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뿐 아니라, 더 바람직한 건 5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는 대주주들에게만 양도소득세를 물도록 하고 있는 주식시장 과세 기준을 가상자산에 준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겁니다. 대다수 소액 투자자보다는, 거액을 가상자산으로 굴리고 이를 활용해 편법적으로 상속과 증여하는 고액 투자자들을 타깃으로 한다면 과세의 형평성이나 일관성 차원에서 오히려 환영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셋째, 성급한 가상자산 과세가 오히려 해외 탈중앙화거래소(DEX) 등으로의 자금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한데, 이를 보완하는 한편 과세 행정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는 유인을 마련하는 걸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는 이미 이웃 일본이나 태국 등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일레로 일본만 해도 자국 금융상품거래법에 등록된 거래소에서 취급하는 특정 가상자산만 금융투자소득으로 간주해 20%로 분리 과세하되,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계속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최대 55%의 세금을 매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넷째, 내년부터 이월결손금 공제를 인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월공제가 없다는 건 주식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더 큰 불리함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올해 가상자산 투자로 2000만원 손실을 보고, 내년에 1000만원 이익을 냈다고 가정할 때 지금은 내후년에 750만원(1000만-250만원)의 22%에 해당하는 16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반면 이월공제가 도입되면 올해와 내년을 합산해 1000만원 손실(1000만-2000만원)을 냈기에 세금은 전혀 없습니다.



재경부는 주식 투자에도 이월공제를 안 해주고 있고, 그나마 가상자산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는 만큼 기타 공제를 허용하는 셈이라는 논리를 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일본 등 가상자산 과세에 손실 이월공제를 적용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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