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총 톱10중 7곳이 제약·바이오株 `쏠림주의보`

박형수 기자I 2017.07.27 16:37:40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제약·바이오 비중 14% 돌파
성장성 큰 기업 상장 환영할 일
非제약·바이오 업종 상장 유치 위한 노력도 강화할 때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증시에 입성하면서 코스닥 시장 내 제약·바이오 업종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일각에선 제약·바이오 업종 특성상 실적과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코스닥 시장 안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하면 공모가 4만1000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 시가총액 13조7000억원을 더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판매로 형성된 기업가치는 20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메디톡스(3조6000억원) 코미팜(2조3000억원) 휴젤(2조) 바이로메드(1조6000억원) 신라젠(1조6000억원) 등을 더하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에 제약·바이오업종 시가총액은 31조원에 달한다. 현재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214조4000억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하면 220조원으로 늘어난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에 있는 제약바이오업종 비중만 14.1%인 셈이다.

시장대비 고평가를 받고 있는 제약바이오업종 비중이 커질수록 시장 변동성은 커질 소지가 다분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평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 전망한 실적을 기준으로 셀트리온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37배 수준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공모가는 PER 24.8배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셀트리온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다. 보톡스 개발업체인 메디톡스와 휴젤 주가는 각각 PER 48배, PER 32배 수준이다. 보톡스 수출이 늘면서 이익이 빠르게 늘면서 최근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코미팜 바이로메드 신라젠 등 아직 가시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장사도 있다. 코미팜은 지난해 영업이익 6억1000만원, 순이익 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코미팜은 지난해 호주 식약청으로부터 항암진통제 신약 ‘코미녹스(PAX-1)’ 판매허가를 받았다. 코미팜이 약 15년에 걸쳐 개발한 신약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를 끌어올렸고 주가는 지난해 9월에는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기대보다 실적 개선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주가는 4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바이로메드와 신라젠은 아직 임상을 진행 중인 신약 개발업체다. 신약을 개발했을 때 가치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이미 안정성과 효능을 확인했기 때문에 임상 3상을 끝내고 나면 기업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 업종 주식 가치가 고평가 됐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변동성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동종세포 골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제품명 인보사®-케이 주)’에 대한 판매 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10일 18만6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11만9100원으로 36% 급락했다. 1조4000억원을 웃돌던 시가총액은 9000억원 선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특성상 성장성이 큰 기업을 많이 유치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바이오업체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다양한 업체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