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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807조235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한 약속의 일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해방의 날’을 내세워 관세를 대폭 인상하자, 일본이 수출품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내놓은 카드다.
발목을 잡은 건 사고 책임의 소재다. 일본은 원전 사고가 나면 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배상 책임을 진다. 반면 미국은 발전소 소유주를 포함한 여러 당사자가 책임을 나눠 진다. 이 때문에 정부계 금융기관인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등이 미국 내 사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측 우려다.
미 상무부는 JBIC 등 일본 기관들이 원전 사고 배상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구두로 확인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러트닉 장관이 직접 일본 측에 책임이 없다고 보증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약속이 법적 문서로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서로 만들려면 복잡한 규제 협의를 거쳐야 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일본 측 협상 관계자는 “법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책임에서) 배제돼 있지 않고, 배제될 수도 없다”며 “어떻게 면책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그들은 사업에 돈을 낼 뿐 운영하지 않는다”며 “사업은 미 연방 부지에 지어지고 미국 정부가 100% 소유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상무부 관리는 일본이 서면 보증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지난 15일 상무부 변호사 3명이 책임이 없는 이유를 담은 서면 자료를 일본 측에 제공했지만 설명이 끝난 뒤 아무 질문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전 배상 책임은 일본에서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폐로와 배상에 들어간 비용만 23조4000억엔(약 210조5953억원)으로 추산된다.
서방에서 상업 운전에 들어간 SMR이 아직 하나도 없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한편 일본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에 제동이 걸린 건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몇 달 새 일본 산업계 상당수가 미국이 제시한 사업을 주도하기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 일본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속도에 맞춰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전에 3차 사업을 발표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3차 사업으로 반도체 공장과 원유·가스 수출 터미널을 제안했지만, 일본 측은 사업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FT는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