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금·은·동의 상품 가격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따르면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1336.43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국내 금시세도 돈당(3.75g) 22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한 올해 중 금값은 온스당 1300달러 선이었지만, 이미 이러한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앞서 미국의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밀링 스탠리 금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지난 8월 17일 올해중 금값 1300달러를 내다보면서도 지정학적 악재들이 겹치면 1350달러에서 1400달러 선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본 바 있다.
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평소 하루 평균 20개 정도 팔리던 1㎏ 단위 실버바가 북한의 6차 핵실험 다음날인 이날 하루에만 648개나 판매됐다. 판매량이 평일 대비 3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보통 한반도 정세가 불확실해지면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골드바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실버바 판매가 급증했다”며 “북한의 핵실험 영향이 서민층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금, 은과 더불어 구리값도 강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제 구리(전기동)는 현물기준으로 톤당 6800달러선에 거래되며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하반기 평균 가격으로 내다본 6100달러 수준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 구리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이달부터 생산 성수기에 진입함녀서 구리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반영해 하반기 평균 구리 가격 수준을 톤당 6250달러로 2.5%, 내년 가격을 톤당 7000달러로 9.4% 높여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