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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OTT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연내 결론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통합 논의가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2023년 12월 5일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공정위는 승인 조건으로 2026년 말까지 기존 요금제 유지 등을 부과했지만, 이후 본계약 체결과 주주 동의 절차에서는 추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절차적으로 남은 단계는 주주 합의다. 티빙의 최대 주주는 CJ ENM, 웨이브의 최대 주주는 SK스퀘어로, 양사 간 합병 구조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빙 2대 주주인 KT가 합병 찬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거래가 멈춰 섰다. KT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약 13.5%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성사를 위해서는 KT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KT의 판단에는 지분 구조와 자본 배분 문제가 함께 얽혀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통합 법인 내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고, 추가적인 콘텐츠 투자나 운영 자금 조달 과정에서 KT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사업 구조와 관련된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KT는 IPTV(지니TV)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새로운 대형 OTT 출범이 가입자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결정 시점을 늦추는 또 다른 요인은 경영진 교체 일정이다. KT는 차기 대표를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합병과 같은 중대 사안에 대해 현 체제에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KT의 리더십이 정리되는 내년 1분기 이후에야 합병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합병 논의가 정체된 사이 시장 지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444만명으로 1위를 유지했고, 쿠팡플레이가 819만명으로 2위에 올랐다. 티빙은 779만명, 웨이브는 408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초 티빙이 2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합병을 전제로 한 경쟁 구도 설정 역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변수는 늘고 있다. 웨이브에서 제공되던 지상파 3사 콘텐츠 가운데 SBS는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이탈한 상태다. 티빙과 웨이브는 더블 이용권 등 부분적인 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병이 지연될수록 가입자 기반 확대와 콘텐츠 투자 효율화, 광고 수익 다각화라는 통합 효과는 점차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편 현재 티빙·웨이브 합병은 주주 전원 동의를 전제로 한 절차상 마지막 단계에 머물러 있다. 통합 법인 출범 일정 역시 KT의 최종 판단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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