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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환대한 빈 살만…오랜 친구에 통큰 투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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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5.05.14 14:48:49

[이데일리 긴급인터뷰]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러·중과 밀착한 사우디, 미국과 다양한 협력 개시
이란 과거와 같은 위협이라 생각안해…핵협상 지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를 시작으로 해외 순방을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 참석을 위해 바티칸을 찾을 것을 제외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사실상 첫 해외순방이다. 나흘간에 이어지는 이번 순방의 첫 번째 일정이 끝난 가운데, 그 의미를 중동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에게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을 미국 중동정책의 피봇(상황 전환)이라고 봐도 될까. 눈길을 끄는 건 이스라엘은 이번 순방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이 미국의 거대한 중동정책에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념에 집착하기보다는 굉장한 이익에 훨씬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현재 흘러가고 있는 이익의 산식에 따라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다시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고 이란 문제도 지금 단계에서는 완전히 유턴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이번 사우디 국빈 방문에는 2017년 방문 당시와 달리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사우드 왕세자가 정면에 나섰다. 빈 살만 왕세자가 향후 중동 외교관계에 미치는 역할은 무엇일까.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이스라엘과의 수교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가자지구 사태 이후 현실적으로 진전이 어려운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수교시키고 싶어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가 얼마나 설득될지는 모르겠다. 사우디가 2023년 3월 10일 이란과 국교를 정상화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사우디는 이란이 과거와 같은 위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제 국내 정치에 매진할 수 있게 된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안보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더 가깝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 빈 살만 왕자 입장에선 트럼프의 방문이 자신의 내부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까

△기술적인 문제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절실했던 건 아니었을 거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바이든 전 정부와의 소원해진 관계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이를 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8년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리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보기관에 의해 암살당한 이후 미국은 빈 살만 왕세자가 향후 50년간은 사우디를 통치할 텐데,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유가가 상승하자,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를 내리려면 사우디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사우디는 이를 거부했고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더 많이 나눴다. 미국이 더 충격에 빠진 것은 이란과의 국교 정상화를 베이징에서 했다는 것. 이처럼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서 오히려 사우디 우위로 돌아선 상황이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왔으니 뭘 좀 얻어야겠다가 아니라, 과거의 친구가 다시 워싱턴을 장악하니 자신에 대한 압박이 없어진 차원에서 이번에는 통 크게 잘 지내야겠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미국과 이란 핵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협조할 여지가 있을까.

△일단 방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2015년 당시에는 사우디가 이란 핵협상에 엄청나게 반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시작하기 전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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