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에 대한 재계 인사들의 우려는 예상보다 크다. 상법 제382조의3 개정 즉, 이사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의 파장이 주식 가치를 올리자는 정도의 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 ‘경영권’이라는 가치가 송두리째 뒤바뀔 수 있다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만큼 경영권 위협이 상시화할 가능성을 상법 개정안은 내포하고 있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기업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면서도 “상법 개정은 오너 경영 체제를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 산업계의 틀을 흔들 것”이라고 했다. 강원 세종대 교수는 “대주주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는 법”이라고 했다. 취준생들, 회사원들이 목을 매는 국내 초일류 대기업들은 모두 오너 경영 체제 하에 있다. 업황이 어렵거나 경쟁에 뒤처져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또 다른 오너 체제로 팔려간다. 이런 엄연한 현실 하에서 기업 경영권이 불안해지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을 못하면 피해를 입는 건 일반 회사원들이다. 또 다른 학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의 폐해를 바로 잡는 취지라면 상법 개정이라는 수단은 너무 ‘큰 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거대 야권은 경영권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
국민과 기업은 바보가 아니다. 선거철 기업인들 만나 사진 몇 장 찍는다고 해서 경제 행보를 한다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재계 인사들이 이재명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상법 후폭풍이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이 도입한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같은 경영권 방어 장치 논의마저 없는 실정이다. 구조적으로 서로 대화가 될 리가 없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상법 개정을 두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인들이 왜 상법 개정을 그렇게 반대하는지 곰곰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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