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미협상국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폼페이오의 이번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신성 있게 접었다”면서 “미국이 오랜 기간 우리 인민에게 들씌운 고통을 그대로 공포와 불안으로 되돌려 갚아주기 위한 우리의 책임적인 계획 사업들에 더 큰 열의를 가지게 되였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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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비루스 방역 문제와 관련하여 ‘진정에 넘친 지원 구상’을 담은 친서를 우리 지도부에 보내오며 긴밀한 의사소통을 간청하는 반면, 국무장관이라는 자는 세계의 면전에서 자기 대통령이 좋은 협력 관계를 맺자고 하는 나라를 향해 악담을 퍼부으면서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뭉개고 있으니 대체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구인지 헛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가 아무리 훌륭하고 굳건하다고 해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변화시킬 수 없으며 미국이 그처럼 제창하는 대화 재개도 결국은 우리가 가는 길을 멈춰세워 보려는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대통령이 자기에게 유리한 시간과 환경을 벌기 위해 유인책으로 꺼내든 대화 간판은 국무장관의 망발로 하여 심히 훼손되었다”며 “다시 돌기 시작한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힘과 책략이 미국에 더는 없는듯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대미협상국장 명의의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외무성에 없던 직책으로, 북한은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에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담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북한은 이번 담화를 통해 선(先) 비핵화 중심의 북미대화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대미협상 담당 직책을 신설한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북미협상에 대한 대화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