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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전체 사업 중 기초화학 부문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기초화학 부문은 중국산 저가 범용 화학제품의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 18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회사 기여도가 크지 않아 부진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문제는 실적 반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롯데케미칼(AA)의 은행 보증채를 제외한 61-1(1700억원)·61-2회(800억원) 회사채에 대해 한국신용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AA’, 등급전망 ‘부정적’을 부여했다. NICE신평은 롯데케미칼의 기업신용등급도 동일하게 평가했다. 통상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6개월 내에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신평사의 등급 하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로 한신평의 경우 4배 초과, NICE신평의 경우 5배 초과를 제시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해당 지표는 16.4배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추가로 매출액 대비 EBITDA 지표 5% 미만을 제시했는데, 이는 2.1%로 집계됐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어서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법인 매각을 통한 재무 여력 확보와 실적 저점 확인 후 점진적 개선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모채 조달이 어려워진 롯데케미칼은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CP의 경우 발행 과정에서 수요예측을 따로 진행할 필요가 없어 미매각으로 인한 평판 훼손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실제로 본드웹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에만 총 1500억원 규모 CP를 조달했다.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 규모가 총 925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롯데케미칼이 CP 발행으로 차환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법인 등 비주력 자산 매각도 이어간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LCPL) 보유 지분 75.01%를 전량 매각한다. 매각 대금과 미수령 배당금 등을 포함해 1275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 법인인 LC타이탄 매각 절차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