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최악의 쇼크…항공·영화 부채비율 '빨간불'

이은정 기자I 2022.08.18 19:20:26

에너지 가격 강세에 한국전력 대규모 적자…하반기도 먹구름
아시아나, 환율에 부채비율 6000% 뚫어…코스피 상장사 1위
CGV는 코로나에 4000%대…코스닥 부채비율 0.4%P 증가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부추긴 에너지 가격 강세와 코로나19 장기화 등 영향권에 있는 기업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한국전력(015760)은 최악의 실적 쇼크로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항공·영화 등 기업도 타격을 입었다.

18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2년 상반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603사의 반기 실적(678사 중 금융업 등 75사 제외)의 지난해 연결부채비율은 118.28%로 전년 말보다 1.98%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부채총계는 2040조611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10% 늘었다. 자산총계는 8.26% 늘어난 3765조8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상반기 코스피 업종에선 전기가스업에 유일하게 적자전환했다. 이 기간 상장사들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한국전력(015760)이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4조3033만원, 당기순손실이 10조7617만원에 달하며 최악의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속되는 에너지 가격 강세 속 전력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판매하는 역마진 구조 영향이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5187억원이다. 3개월 전부터 계속해서 하향 조정된 결과다. 연간 추정치는 -28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증권가는 늦으면 2024년까지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등 노력이 있지만, 에너지 가격 강세 속 공공요금 인상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파격적인 방안이 아닌 이상 실적 개선엔 장기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비율이 무려 6000%를 넘어선 기업도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부채비율은 6544.55%로 전년 말(2410.60%)보다 4133.95%포인트 상승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항공 화물 특수가 지난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이끌었음에도 상반기 당기순손실 2595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영향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 영향이 크다.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만큼 환율이 높아질수록 외화 환산 손실로 이어진다.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은 대부분 달러로 내는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며 부담이 커졌다. 티웨이항공(091810)의 부채비율은 963%대로 네 번째로 높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엔 국제선 여객 회복이 가팔라질 전망이고, 하반기 항공업은 호재가 더 많다”며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해외 여행 수요 우려가 있지만, 공급이 더 부족한 상황이며 해외 개방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CJ CGV(079160)의 부채비율은 4000%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말(1156.45%) 대비 2896.86%포인트 급등한 수준이다. 2분기 국내는 흑자전환했다. ‘범죄도시2’ 등 작품 흥행과 가격 인상, 비용 절감 등 영향이다. 중국에선 ‘제로 코로나’ 정책에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하반기엔 개선세가 예상된다. 회사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성수기를 노린 대작들이 개봉되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5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49.3% 상향 조정됐다.

코스닥 상장사 1063사(분석제외 반영)의 연결기준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07.00%로 0.43%포인트 증가했다. 부채총계는 193조2111억원으로 6.08% 늘었고, 자본총계는 5.66% 늘어난 180조5633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코다코(046070)(1277.04%)가 가장 높았다. 케이프(064820), 엘아이에스(138690)도 부채비율 100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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