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0분간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한미가 함께 공동의 포괄적 대북전략 마련 필요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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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먼저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한미 각급에서 수시로 협의와 소통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측도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동맹국인 한국과 계속 긴밀히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접견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접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과 관련해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며 “세계사에 유례없는 동맹 성공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맹의 성과를 더욱 공고히하고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일 관계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 번영에 매우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도 굳건한 토대가 되는 만큼 양국 관계의 복원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접견에서 위안부나 강제징용 관련 구체적 사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얀마 사태 등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갈수록 악화하는 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폭력 진압 자유 억압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미국 측은 중국과 관련해선 “적대적·협력적·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도전 과제들을 극복해나가길 희망했다. 미국 측은 “한중관계도 복잡한 측면이 있다는 걸 이해한다”면서 “향후 중국관계에 관해서도 한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길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전날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에 위로의 뜻을 전하고, 한국계 희생자에 대한 두 장관의 애도 메시지에 사의를 표했다.
◇靑 “바이든 정부와 한미동맹 ‘공고한 출발’” 의미부여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국무·국방 장관이 동반해 방한한 것은 11년만”이라며 “특히, 방위비분담협상이 타결되고 주한미군을 보다 공고한 기반위에 놓는 이런 상황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청와대는 이날 접견과 관련해 세 가지 분야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첫번째 중요한 의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한미동맹이 공고한 기반 위에서 출범한다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 안보 번영의 중심축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두번째로는,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동력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북핵문제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남북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관계임을 공감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지역과 글로벌 문제 관련 협력을 증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미얀마 사태 등에 대해 한미 양국간 협조를 조율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접견에서 쿼드(Quad) 플러스와 관련한 직접적 논의는 없었다고 전해진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국익과 글로벌 평화 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