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을 거치는 가운데서도 새내기주(株)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 주춤해진 공모시장은 이달 제노레이를 시작으로 다시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신규상장 종목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 57%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15개 종목의 평균 공모가 대비 주가(9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57.3%에 달한다. 15개 중 12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케어랩스(263700)(143%) 카페24(042000)(123.9%) 배럴(267790)(114.7%) SG(255220)(107.5%) 등은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공모시장은 바이오 업종이 이끌었다.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 상장한 신약개발업체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을 비롯해 동구바이오제약(006620) 알리코제약(260660) 등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부터 흥행을 이어가며 수익률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3월 이후에는 애경산업(018250)·케어랩스 등 비(非)바이오 기대주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국내 생활용품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애경산업은 유일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70% 가까이 주가가 오르며 시가총액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1위 병원검색 모바일 앱 `굿닥`을 내세운 케어랩스와 일본 면세점 운영업체 JTC(950170)도 공모 흥행을 이어가 두드러진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남북 경제협력주로 꼽히며 수혜 기대감에 에코마이스터(064510)와 아시아종묘(154030)가 급등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공모건수는 13건, 공모금액은 약 4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며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카페24·케어랩스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종목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등 시장 주도업종의 일시적인 부진, 글로벌 증시 둔화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성장성을 보여줄 만한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 5월 제노레이 등 5개 기업 IPO
지난달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SK루브리컨츠가 자진 상장을 철회하면서 공백기를 가졌던 공모시장은 이달 제노레이를 시작으로 세종메디칼·현대사료·파워넷 등 4개 기업이 IPO 절차를 밟으면서 다시 기지개를 켤 것으로 관측된다. 제노레이는 이날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희망공모가는 1만7500~2만500원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6~17일 공모청약 진행할 계획이다.
제노레이는 엑스레이 영상진단 장비업체로 주력 수술용장비 씨암(C-arm)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 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6.2% 증가한 445억원, 영업이익은 35.1% 늘어난 62억원을 기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노레이는 메디컬 및 덴탈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며 “덴탈 사업부문은 중국 중심의 해외수출 확대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제노레이의 경우 지난달 5일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의 첫번째 IPO 투자 대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출범 한 달도 안돼 설정액 2조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이 신규로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등을 포함한 신주에 투자해야 IPO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이지훈 연구원은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초반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들의 주식 매수보다 CB·BW 발행에 자금이 쏠리고 있는데 이는 IPO 및 공모예정(Pre-IPO) 시장 붐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벤처펀드 출시로 Pre IPO 시장 투자가 더욱 활발해진다면 IPO 시장도 예상보다 더 활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