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티그룹의 엔화 ‘페인 게이지’(손실이 커질 쪽을 보여주는 지표)가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매도 포지션이 많음)에 머물러 있어, 엔화에 대한 부정적 투자심리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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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1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엔화에 대해선 약세 베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도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지난 1일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게 통화정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 정책 정상화 시점을 고심하고 있던 일본은행이 이번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사이클을 가동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올린 뒤 10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동결한 바 있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일본 국채 수익률이 미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면서 달러 대비 엔화 약세를 예측하는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아시아·태평양 G-10 통화 트레이딩 책임자인 이반 스타메노비치는 “연말까지 달러·엔 환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포지션이 여전히 우세하다”며 “BOJ가 시장을 흔들 만큼의 강력한 충격을 주지 않는 한 이 흐름이 뒤집히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에다 총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환율을 둘러싼 논쟁은 촉발했지만,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바꾸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컨센서스도 여전히 엔화 약세 쪽에 기울어 있다. UBS는 연말 달러·엔 환율 전망치를 기존 152엔에서 158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BofA는 2026년 초 160엔 돌파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금요일 1달러당 155.33엔에 마감했다.
노무라의 외환 옵션 트레이더 사가르 삼브라니는“현재 엔화 포지션은 중기적으로 보면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물가가 BOJ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완만한 정책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경제 정책은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엔화가 추가로 약세를 보일 경우, 수입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 총리가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정책 구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3년 반째 일본은행의 2% 목표를 웃돌고 있다. 10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전월 2.9% 상승률보다 높아지면서 2개월 연속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