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S&P 이어 무디스도…현대차·기아차 신용등급 ‘흔들’(종합)

이명철 기자I 2018.11.01 14:46:38

글로벌 신평사, 잇따라 향후 수익성 개선에 의문 제기
국내 신평사도 ‘부정적’…하향 트리거로 현금창출력 제시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2010년 이후 최저
(서울=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25일 작년 동기 대비 76%나 감소한 2천889억원으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의 영업이익이다. 사진은 지난 7월 5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18.10.25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2018-10-25 16:24:19/<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현대차그룹 계열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3분기 어닝 쇼크를 계기로 향후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매겨진 탓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이들 기업 신용등급의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무디스는 1일 현대차(005380)(Baa1) 기아차(000270)(Baa1) 현대모비스(012330)(Baa1)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유완희 무디스 연구원은 이번 등급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비우호적인 영업환경과 지속적인 비용 압박으로 수익성이 향후 1~2년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사업·지분구조 측면에서 현대차와 긴밀한 연관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4분기 연속 3.5%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4.8%)와 2016년(5.6%)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불리한 환율 변동과 품질 비용, 판매 부진 등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0.5%로 전년동기대비 4.5%포인트나 하락했다.

올해 취약한 영업실적을 고려할 때 중국 합작법인 지분법손익을 포함한 올해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A) 마진 약 3.6%로 전년(5.6%)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내년 조정 EBITA 마진은 4.5~5.0% 수준으로 개선되겠지만 지난 4~5년간 평균보다 취약할 것”이라며 “제품 품질 관리 관련 어려움의 확대와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하방 리스크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순유동성보유액은 9월 기준 약 11조7000억원으로 적정한 재무 완충력이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앞서 지난 31일에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A-)을 ‘BBB+’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차는 약화된 수익성이 향후 12~24개월 내에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반영했다. 환율·무역분쟁을 비롯한 거시 변동성 확대, 품질관련 비용 발생, 환경규제 강화, 노사 갈등은 실적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같은날 국내에서도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AAA)와 기아차(AA+)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고 한국신용평가도 기존 전망(포워드룩킹)을 재점검해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신평사들의 현대차 계열사 신용도 모니터링 요소는 주력 기업인 현대차·기아차의 현금창출력이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의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되거나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조정 EBITA 마진이 4.5~5.0% 이하에 머무르거나 EBITDA대비 조정순차입금 비율이 0.5배 이상을 지속 유지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집 S&P 연구원도 “현대·기아차의 합산 EBITDA 마진이 상당기간 동안 4% 수준에 근접하고 순현금 포지션 약화로 이어지거나 제품 매력도 개선과 환경규제 대처를 위한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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