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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평양공연공동취재단] 가수 서현이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 이어 우리 예술단 평양공연까지 함께 하게 된 비화가 공개됐다. 가수 싸이, 방탄소년단도 섭외 물망에 올랐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1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출연진 섭외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가수 서현이 지난달 2월 초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여러 사람에게 제안을 했을 때 손을 든 사람이 서현이었다”고 밝혔다.
정부지원단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본인 노래는 못하고 삼지연관현악단 고유 레퍼토리에 맞춰서 두 곡을 한다”는 조건으로 여러 가수들에게 출연 제안을 했다. 이 관계자는 “서현 외에 다른 가수들은 본인 노래를 한 곡씩 넣어달라는 조건이 있었다”며 “양측 다 일리가 있지만 삼지연관현악단이 전체를 구성한 곡에 들어오는 건데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수 싸이의 출연이 무산된 이유도 비슷했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싸이의 경우 이쪽(북측)이 생각하는 그림이 있었고 그 그림에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싸이는 같이 왔으면 했지만 못 온 가수”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전 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K팝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도 섭외 물망에 있었으나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사실도 밝혀졌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남측 가수들이 이번 공연에 관심을 많이 보여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출연한 가수 및 아티스트들 선정 기준도 공개됐다. 정부지원단 관계자에 따르면 삼지연관현악단에서 남측 국민들 정서를 반영해 부른 노래의 가수들, 평양 공연 경험이 있는 가수들,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가수들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일정에 맞춰 섭외했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이선희는 대상포진 후유증이 있는데 왔고 조용필도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다 와서 후두염 상태가 됐다”며 “다들 부상투혼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2년 평양에서 공연했던 YB(윤도현밴드)도 고민 끝에 참여했다. 정부지원단 관계자에 따르면 YB는 과거 평양 공연 당시 관객 반응이 없을까봐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가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기가 노래했을 때 반응이 없는 것”이라며 “YB도 (예전 평양공연 때) ‘놀세때’(날라리)라고 농담하니까 그제서야 웃어서 긴장이 풀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해 지난달 31일 평양을 방문한 우리 예술단은 1일 ‘봄이 온다’를 제목으로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우리 측 단독공연으로 진행한 이날 공연장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우리 예술단은 오는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 뒤 밤 전세기를 통해 평양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