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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은 안 돼요”…소비쿠폰에 부상하는 패션 가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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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기자I 2025.07.24 13:45:52

백화점·복합쇼핑몰 등 사용처에서 제외
가두 대리점 기반 브랜드 수혜 전망
형지·세정·신원, 할인·판촉행사로 고객 유인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소비쿠폰) 발급이 본격화하면서 패션 가두점(길거리 매장) 브랜드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백화점·복합쇼핑몰 등이 제외되자, 소비자들의 쿠폰 사용이 가두점으로 확산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여러 가두 대리점을 보유한 세정, 형지 등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할인 프로모션 등을 마련하며 소비쿠폰 수요 잡기에 나섰다.

세정 ‘올리비아 로렌’ 매장 전경 (사진=세정그룹)
‘가두점 중심’ 세정·형지·신원 ‘소비쿠폰’ 프로모션 공세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정그룹의 패션 브랜드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는 최근 소비쿠폰 지급과 연계해 매장 구매 고객에게 금액대별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특별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패션그룹형지의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도 소비쿠폰으로 10만원 이상 구매 시 즉시 사용 가능한 1만원 쿠폰을 증정하고, 이외 여름 상품에 대해서도 최대 7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세정그룹 관계자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으로 전국 각지 매장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본사 차원에서도 가맹점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다각도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원도 자사 브랜드 ‘베스띠벨리’가 판촉 포스터를 제작하고, 전 멤버십 고객 대상 마일리지 3만점을 증정 중이다. ‘씨’도 20만·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각각 2만·3만원 금액할인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신원 관계자는 “소비쿠폰에 대한 판촉 프로모션을 통해 모객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며 “오프라인 가두점 매장 유입으로 매출 증진과 전체적인 의류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패션업체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소비쿠폰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는 건 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가두점들이 브랜드 매장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지난 21일부터 발급 중인 소비쿠폰은 백화점과 면세점, 복합쇼핑몰 등에서는 제한되는데, 연 매출 30억원 이하이자 신청자 주소지에 위치한 매장에선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사용처가 한정되면서 지역상권에 위치한 패션 가두점들에게 소비쿠폰 수요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20~2021년 재난지원금 사용 당시에도 일부 패션업체들은 가두점을 기반으로 매출이 급증했던 사례가 있다.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2020년 5월 패션그룹형지의 매출은 전월대비 90% 뛰었고, 같은 해 9월 2차 지급에도 80% 증가했다. 3~5차에서도 매출이 50%씩 늘었다. 때문에 이번 소비쿠폰도 유사한 소비 패턴을 보일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신원 베스티벨리 매장 전경 (사진=신원)


쇼핑몰·백화점 비중 높은 패션업체, 효과 제한적

국내에서 패션 가두점을 다수 보유한 기업은 세정그룹, 패션그룹형지, 신원 등이다. 패션그룹형지의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전체 414개 매장 중 356개(86%)가 가두 대리점이다. 올리비아하슬러도 192개 중 160개(84%), 샤트렌은 120개 중 108개(90%)에 달한다.

전국 매장 1000여개를 운영 중인 세정그룹 역시 브랜드별 가두 대리점 수가 각각 웰메이드 380여개, 올리비아로렌 350여개다. 신원도 가두 대리점 비중이 60% 이상인데, 여성복 ‘베스띠벨리’는 전체 154개 중 98개가 해당하고, 씨는 전체 129개 중 77개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의 매장이 가두점이어서 이번 소비쿠폰으로 인해 자사와 대리점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입점 비중이 높은 패션업체들은 이들과 다른 입장이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탑텐’, ‘올젠’, ‘지오지아’ 등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대부분이 직영점이거나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는 매장 비중이 높다. 소비쿠폰 활용 가능한 지점이 많지 않아 세정·형지·신원 등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두점은 백화점이나 쇼핑몰과 달리 소형 상권·지방 도심 상권 등 생활밀착형 입지를 갖고 있다”며 “가두점 브랜드들 중에는 중장년층, 고령층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브랜드 매출 진작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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