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통령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이른둥이 가족·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정부는 이른둥이에 대한 출산·치료·양육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말했다.
국내 첫 자연 임신 다섯 쌍둥이의 아버지인 김준영 씨는 윤 대통령에게 “저희와 같은 일반 직장인 부부는 아이들의 의료비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나 걱정이 된다”며 “경제적 걱정이 탄생의 기쁨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경제적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정책을 지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른둥이는 임신 37주차 전에 태어난 조산아와 출생시 몸무게가 2.5㎏이 안 되는 저체중 출생아를 부르는 말이다. 여성의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이른둥이도 늘고 있다. 지난해엔 전체 출생아의 12.2%에 이르는 약 2만 8000명이 이른둥이로 태어났다.
◇이른둥이 맞춤형 지원으로 일·치료·육아 삼중고 극복
정부가 이른둥이 특화 대책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은 “이른둥이들은 출생 직후 중환자실에 오래 입원하는 등 집중 치료가 필요하고 발달이 지연될 위험이 있어 부모들은 일과 치료·육아의 삼중고를 겪게 된다”며 이번 대책을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엄마와 아기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부터 먼저 만들겠다”며 “모자 통합 진료를 제공하는 모자의료센터를 중앙과 권역, 지역 단위마다 설치하고 운영비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3월엔 중앙중증모자의료센터 두 곳이 문을 연다. 핫라인을 통해 임산부의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모자의료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윤 대통령은 “이른둥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더 확대할 것”이라며 의료·양육 지원 확대도 약속했다. 이른둥이는 태어난 후 수개월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많아 일반 출생아보다 의료·양육비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재 이른둥이 한 명당 300만~1000만 원인 의료비 지원을 400만~2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퇴원 후 이른둥이의 건강과 발달 상황 관리를 돕는 전문 코디네이터도 전국 17개 시·도별로 배치한다. 이른둥이 가족의 건강보험 본인부담 경감 기한·방문 건강관리 지원 기한 기준은 이른둥이가 충분히 지속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출산 예정일이 아닌 퇴원일로 바꿀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힘든 일을 하는 의료진께도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신생아·고위험 산모 집중 치료실이나 1.5㎏ 미만 소아 대상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인상 계획도 밝혔다. 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 윤영아 교수가 “고난도 의료행위와 심층진료 분야에 젊고 유능한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생명을 다루는데 헌신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건의하자 윤 대통령은 “수가 인상으로도 부족하면 재정 보전을 통해서라도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
◇신생아 치료실 찾은 尹 “취임 후 현장방문 중 가장 감동”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다섯 쌍둥이가 입원 중인 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저도 2.3㎏ 칠삭둥이로 태어나서 이른둥이 아기들을 볼 때 마음이 더 애틋하고 각별하다”며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초저체중 출생아, 고위험 신생아의 생명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고 취임 이후 실시한 현장방문 중 가장 큰 감동 받았다”고 했다. 다섯 쌍둥이 중 한 명인 김새힘 아기를 보면서 “아이고, 아이고. 날 보며 웃는 것 같다”며 손을 흔들며 웃기도 했다. 또한 이른둥이 부모와 의료진과 함께 “이른둥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힘차게 자라다오”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했다. 대통령실은 다섯 쌍둥이를 포함해 입원 중인 아이 8명에게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한복을 선물했다.
유 수석은 “수요자·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이른둥이의 경우와 같이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발굴해 저출생 보안 대책을 계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