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공청회를 열어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번 토론회 분위기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자 공매도에 대해 입장을 달리하는 이들은 분위기 선점을 위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13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자 주변에는 ‘공매도 NO NO’ 피켓을 든 이들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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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져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개인투자자들은 당연히 공매도 금지가 연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공세에 주가가 떨어질테고 또 다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게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전문가들은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데 힘을 실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과열을 막고 시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견 대립은 토론회장 참가 열기로 이어졌다. 지난 10일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 온라인 참가 신청은 시작 30초만에 마감됐다. 이날 토론회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성난 목서리가 커질 것을 우려한 증권사 관계자들은 서둘러 토론회 참가신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날 참석자 절반 이상이 증권사 관계자들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관계자들이 PBS(프라임브로커서비스)를 통해 대주를 해주면서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수익 문제도 걸려있어 이날 공청회의 분위기가 너무 안 좋으면 공매도 금지 연장으로 갈까봐 자리를 채우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참가신청이 불발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피켓을 들었다. 주부 A씨(55)는 “다른 회사는 호재가 있으면 며칠을 상한가를 치는데 셀트리온 만큼은 계속 내려가더라”면서 “공매도가 폐지됐으니 이제서야 조금 이익을 봤지 셀트리온 투자한 4년 내내 공매도 때문에 손실만 커졌었다”고 말했다. 직장에 연차를 내고 왔다는 A씨(49)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여럿 공매도에 나서서 주가를 억누르는 것 같았다”며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