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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막이 오르면서 잠잠하던 선거 열기가 한껏 뜨거워질 조짐이다. 각 당 대표를 비롯한 주요 핵심인력과 후보자들은 전국 격전지을 돌면서 대규모 유세차를 동원하고, 유행가요 등을 활용한 선거송을 빵빵하게 틀며 선거 분위기를 후끈하게 달궜다.
31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새벽 잠도 잊은 채 자정부터 오전까지 쉴틈없이 유세현장을 누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전 1시 지하철 청소노동자 쉼터를 시작으로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센터 상황실, 새벽 시장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단 2시간의 쪽잠을 자며 오전까지 총 8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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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시끌벅적한 현장 분이기에서 그는 흥이난 듯 춤을 추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이날 그는 한 방송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웃긴 매력을 보여달라’는 부탁에 “그건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예능 본능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너스레를 떨며 양손 엄지를 세운 채 춤을 추기도 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김문수 후보는 이날 새벽 첫 행선지로 동대문새벽시장을 찾은 뒤 오전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출정식을 열었다. 유행가요를 활용한 선거송을 틀고 청년 서포터즈 비보이팀이 나서 전통음악에 맞춰 비보잉하며 유세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박 후보는 음악에 맞춰 비트박스를 하는 쇼맨쉽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또 본인의 아내와 딸, 사위와 손주 등 가족을 선거운동 출정식에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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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함께하며 친밀감을 유도하는 유세 전략을 펼친 후보도 눈길을 끌었다.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는 오전 제주시청 앞에서 버스에 올라 승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방에서는 노란색 대형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전남 신안군수 선거에 나선 무소속 고길호 후보는 본인 사진과 이름, 기호 등이 버스 겉면을 가득 채웠다. 흑산도에 이런 대형버스를 이용해 만든 유세 차량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에서는 5·18 민주 광장에서 후보들이 모여 노란 풍선을 날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정의당 당원들은 최종 ‘21%의 득표율을 광주시민들에게 바란다’는 뜻으로 21개의 풍선을 광주 하늘에 날리며 선거 승리를 기원했다.
다만 이같은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서울역에서 만난 한 40대 직장인은 “바쁜 아침 출근길에 저렇게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선거 때만 되면 반짝하고 안할 거라면 차라리 조용한 선거가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