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외교 강행군 ‘트럼프·시진핑 만나고 신(新)남방정책 제시’(종합)

김성곤 기자I 2017.11.02 18:44:39

8∼15일 7박 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
8∼10일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단독 확대 정상회담 개최
10∼12일 베트남 다낭 APEC정상회의 참석…‘사람중심 지속성장’ 전략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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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운명의 외교전에 돌입한다. 오는 7·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8∼15일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한다. 준비기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보름에 걸친 외교 강행군이다. 문 대통령은 우선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 관련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과 필리핀을 각각 방문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신남방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베트남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도 가진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2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은 지난 5월 아세안특사 파견으로 마련된 관계강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동시에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신북방정책을 이은 신남방정책 차원의 대아세안정책 구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방산분야 협력 중점 논의

문 대통령은 우선 8∼10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다. 남관표 차장은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전체 GDP와 인구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국가”라면서 “인도네시아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최대의 방산수출 대상국이며 우리와 함께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심전략무기인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함께 하고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 방문 첫 일정으로 동포들과 만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및 포럼’에 참석한다. 사전환담 성격의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는 에너지, 유통, 서비스 등 분야에서 양국 대표 기업인 약 20명이 참석하고 오찬을 겸해 열리는 비즈니스라운드포럼에서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남방정책 구상과 경제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단독·확대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관계 발전방향 △방산인프라 경제통상 및 실질협력증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한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한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 및 교통협력에 대한 MOU가 양국 소관부처 장관간에 체결된다. 또 발전, 건설,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에서 민간기업간 10여개의 MOU도 체결될 예정이다. 마지막 일정으로는 주요 수행원은 물론 양국 정치, 경제, 문화계 인사들과 조코 위도도 대통령 주재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베트남 다낭서 APEC정상회의 참석…ABAC 위원들과의 대화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마친 뒤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제25차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APEC은 1989년 창설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의 경제분야협의체로 2016년 기준 세계 GDP의 60%, 총 교역량의 51% 점유하는 거대한 경제블록이다. 김현철 보좌관은 “우리 10대 수출국 가운데 9개국이 APEC 회원국이며 주변 4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전략적으로 중요성이 큰 포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리트리트(Retreat·비공식 자유토론) 세션 1·2에 참석, 회원국 정상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세션 1은 디지털세대 혁신성장, 포용성 및 지속가능한 고용이라는 주제로, 세션2에서는 역내 무역투자 및 연계성 새로운 동력이라는 주제로 토의가 이뤄진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지속성장 정책을 소개하면서 역내 무역투자 및 자유화 실현에 대한 미래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10일 오후에는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위원들과의 대화도 예정돼 있다. ABAC은 민간업계의 견해를 APEC 프로세스에 반영하기 위해 설립된 APEC의 공식 민간자문기구로 우리나라 ABAC 위원은 오승준 에스이랩 대표이사(중소기업 대표), 박근태 CJ 대한통운 대표이사, 김미형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이 맡고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아세안은 우리의 제2 교역 대상국이자 투자대상국”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중시했고 아세안간 외교를 주변 4개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만큼 아세안 각국과 미래 관계 건설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마닐라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리커창 총리와 면담 예정

APEC정상회의 이후에는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해 13∼14일 이틀 동안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3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특히 14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는 동아시아 지역 거의 모든 정상들이 참석하는 포럼으로 북핵문제 등 우리 관심사와 지역정세 및 비전통적 안보위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 남관표 차장은 이와 관련, “이번 회의는 아세안 창설 50주년,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 아세안+3 정상회의 출범 20주년 등 의미있는 시점에 개최된다”며 “문 대통령은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는 한편 우리의 대아세안 협력강화 비전을 아세안 정상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아세안측의 공감대와 지지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아세안 기업투자서밋,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관련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아세안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아세안 협력 비전을 설명할 예정이다. 김현철 보좌관은 “RCEP은 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의 6개국 등 총 16개 국이 협상중인 아태지역의 최대 메가 FTA”라면서 “보호무역주의 대응과 아태지역의 역내 경제통합 차원에서 RCEP이 갖는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RCEP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들과 별도 양자회담도 추진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다. 한중 양국이 최근 외교당국간 협의를 거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고 모드 분야 교류협력의 정상적 회복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또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주최국인 베트남 등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며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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