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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적정`에 한숨 돌린 KAI…분식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

함정선 기자I 2017.08.14 20:24:24

삼일회계법인 KAI 반기보고서 감사의견 ''적정''
검찰수사, 금감원 감리 남아..상장폐지부터 신규수주까지 영향 가능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14일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 이번 감사의견 `적정`으로 KAI는 우선 회계적으로 분식에 대한 혐의를 씻게 됐고 삼일회계법인도 그동안 감사에 문제가 없었음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당장 감사의견 비적정이 나올 경우 처할 수 있는 주가 하락, 거래정지 등의 위기는 피하게 됐지만 KAI를 둘러싼 의혹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횡령과 배임,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금융감독원의 정밀 감리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KAI는 검찰 조사와 금감원의 정밀감리 결과에 따라 언제든 거래정지, 상장폐지 등의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재 검찰은 KAI가 지난 2013년 12월 이라크에 경공격기 24대를 수출하는 계약과 후속사업인 공항 재건 공사 등 3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미리 반영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수사 중이다.

자기자본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검찰이 기소한 횡령·배임 규모 또는 분식회계 규모가 자기자본의 2.5%를 넘으면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검찰이 추정하는 KAI의 분식회계 규모는 약 1300억원가량으로, 이는 KAI 자기자본(약 3조원)의 2.5%인 750억원 규모를 넘어서는 수치다. 만약 검찰이 기소에 나선다면 KAI는 주식 거래가 정지된 후 상장적격성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나 개선 기간 부여 등을 결정받는다.

검찰,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라 신규수주나 핵심 사업 전개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KAI는 연말 17조원 규모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사업(APT)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횡령이나 배임, 분식회계 등 사실이 드러나면 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잃게 된다. 또한 KAI는 보츠나와, 태국, 터키 등과도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수사 결과에 따라 계약이 지연되거나 불발되는 등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근 급락하던 주가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KAI는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 소식이 전해진 후 주가가 급락했다. 반기보고서가 나오는 14일에만 전일 대비 4.53%(1750원) 내린 3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 초 이후 시가총액만 1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우선 반기보고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에 16일 장에서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등급 역시 당장 하향될 위험은 덜었다. 현재 KAI의 신용등급은 ‘AA’급으로 우량등급에 속한다. 그러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후 신용평가사 3사는 KAI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비적정이 나왔다면 신평사들이 발 빠르게 KAI의 신용등급 조사에 나서겠지만 정확한 수치, 정보 확인을 위해 우선은 검찰과 금감원 조사 결과 발표까지 기다릴 전망이다.

한편 이번 감사의견 ‘적정’을 통해 KAI에 대한 부실 감사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삼일 회계법인은 금감원의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박희춘 금감원 회계 전문심의위원은 “KAI에 대한 정밀감리는 검찰 조사와 함께 진행된다”며 “분식회계 문제를 감리할 때는 회계법인도 함께 조사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KAI 방산비리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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