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th SRE][Survey]NICE신평, 선제 조정 8건으로 이슈 선도

김연서 기자I 2025.11.18 16:15:39

[36회 SRE]
신평3사 선제 조정 21건…전년比 증가
경기 둔화 속 업종별 희비 엇갈렸다
방산·해운은 ‘상향’…건설·화학은 ‘하향’
NICE신평, 시장 주도하며 속도전 선점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연초 시장을 흔들었던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고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크레딧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선, 방산 업종은 신용등급 및 전망이 상향되는 흐름을 보인 반면 건설, 석유화학, 이차전지 업종은 부정적 기조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NICE신평은 시장 흐름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신용등급 및 전망을 조정했다. 전체 등급 및 전망 조정 건수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나며 신평사 간 ‘등급 속도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신평사별 등급 선제 조정 19건…‘35회 SRE’ 대비 증

이데일리가 36회 SRE 기간인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 지 신용평가사들의 회사채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Credit Outlook), 감시 (Credit Watch) 조정 내용을 투자등급(AAA~BBB-)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NICE신평이 8건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이슈를 선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선행 6건, 한국신용평가는 선행 5건으로 집계됐다. 후행 조정은 한기 평, 한신평 각 8건으로 집계됐고, NICE신평은 5건으로 가장 적었다.

평가일 기준으로 7일(5영업일 초과)에서 3개월 내 먼저 조정한 경우 선행으로, 따라오는 경우는 후행으로 분류했다. 5영업일 차이는 신평사 내부적으로 행정 처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3개월 초과는 관점이 다른 것으로 판단해 선·후행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 기간 신평 사들의 선제적 조정은 1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35회 당시 11건 대비 8건 증가했다. 등급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타사의 선제적 등급 조정을 따 라가는 후행조정은 지난해 14건에서 21건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NICE신평 선행 8건…이슈 선점 나서

NICE신평은 총 8건의 기업 신용등급 및 전망 선제 조정을 단행하며 이슈 선점에 나섰다. NICE신평이 신용등급을 선제적으로 올린 곳은 2곳, 내린 기업은 1곳이다. 등급 전망 상향은 4건, 하향은 1건을 기록했다. NICE 신평은 지난해 12월 하나F&I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올렸다.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부실채권(NPL) 시장 호황기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 2월에는 조선사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조선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 4월 엔씨소프트(NC)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내려왔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지난 2020년 6월 ‘AA’ 등급으로 상향 조정된 지 약 5년 만에 이뤄진 하향 조정이다. NICE신평은 국내 게임시장 성장 둔화로 올해 엔씨소프트 매출이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NICE신평은 대신F&I(A), 풍산(A+), 현대 글로비스(AA), 현대코퍼레이션(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호텔신라(AA-)의 신용등급 전망은 선제적으 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상향 1건, 하향 1건, 전망 상향 2건, 전망 하향 2건 등으로 집계됐다.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등급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올해 6월 동원건설산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BBB-’로 강등했다. LS일렉트릭(AA-), 현대코퍼레이션(A)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내렸고, 동아에스티 (A+), BS한양(BBB+)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1건의 신용등급을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했고, 등급전망 4건을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평가 3사 모두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는 LG CNS의 신용등급을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케이카캐피탈(BBB/안정적→BBB/긍정적), 풍산(A+/안정적→A+/긍정적), 한화 시스템(AA-/안정적→AA-/긍정적), 현대로템(A/안정적→A/긍정적)의 등급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등급제시 신뢰도 결과에서 신용평가사 별로 선제적 의견제시가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NICE신평은 3.6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신평은 3.59점을 받았고, 한기평이 3.58점으로 가장 낮았다.

SRE 자문위원은 “올해 NICE신평은 ‘품질 개선 노력’과 ‘등급제시 신뢰도’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며 “두 지표는 상호 연관성이 높은데, NICE신평이 올해 등급과 전망 상향 부문에서 적 극적으로 시장을 리드하려 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용등급 상향 추세로 전환…“등급 조절 속도 적당”

36회 SRE 조사 대상 기간에는 신용등급 상향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이어져온 하향 추세가 꺾였다. 신용평가 3사의 평균 등급 상하향 배율(업다운레이쇼)도 지난해 9월 말 0.97배(단순평균)에서 올해 9월 말 1.07배로 소폭 상승했다. 상하향배율은 상향 조정 건수를 하향 조정 건수로 나눈 값으로 1배보다 높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가 내려간 회사보다 더 많았다는 뜻이다.

현재 등급 조정 속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현 수준의 등급 조정 속도는 적당하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222명 중 171명으로 77%에 달했다. 해당 문항의 응답자를 직군별로 살펴보면 비 (非) 크레딧애널리스트(비CA)가 123명으로 가장 많았고, 크레딧애널리스트(CA)가 48명으로 뒤를 이었다. 비CA에서는 채권매니저(매니저) 84명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하향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43명(19.4%)이 응답했다. 직군별로 살펴보면 CA 24명, 비CA 19명이 하향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상향 추세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8명(3.6%)이 답했다. 전반적으로 현 수준의 등급 조정 속도가 적당하다고 보는 가운데 비CA는 현재가 적당하다고 보는 경향이 더 컸고, CA는 비CA보다 그렇게 보는 경향이 작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용등급 상향 추세는 올해부터 실적 개선 업종 중심의 등급 상향 수가 증가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3년부터 하락 추세가 시작됐고, 2024년부터 상향 조정이 다소 증가하다 올해부터 상향 추세로 전환했다.

전반적으로는 전력, 방산, 해운, 바이오 등의 우호적 업황 및 재무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반면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업황이 장기간 부진한 업종에 대해서는 수익성 저하, 자본 투입 부담 증가 등으로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금융 부문에서는 저축은행, 생명보험 등 자본적정성 유지 부담이 크거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이 잠재한 업종에서 등급 하향 기조가 나타났다.

크레딧 전문가들은 설문 결과에 대해 경기 둔 화에 대한 시장의 신중한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SRE 자문위원은 “평가사가 등급을 과하게 잘 주고 있다기보다, 향후 경기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에 깔려 있다”며 “운용 입장에 서는 불필요한 가격 변동을 원치 않기 때문에 현재 속도가 적정하다고 본 응답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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