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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용산역 택시승강장에는 30명이 넘는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느라 긴 줄을 늘어섰다. 10분에 한대 꼴로 도착하는 택시에 지친 일부 승객들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직장인 김성민(35)씨는 “벌써 20분째 기다리고 있는 택시가 너무 오지 않아 지각할 것 같다”며 “버스가 증편되었다고 하는데 자주 오는지도 잘 모르겠다. 빨리 버스 타고 가야 지각하지 않을 거 같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반면 택시가 사라져 출근길이 모처럼 쾌적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이르게 나와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서 도로를 보니 모처럼 탁 트여 기분이 좋았다”며 “퇴근길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큰 문제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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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로 이뤄진 택시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택시 업계 관계자 12만명(주최 측 추산)은 국회 앞 10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특히 집회가 시작한 오후 2~4시 택시 50여대가 신도림 방면 마포대교 5차로 중 3~5차로를 점거하면서 2시간 가량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택시기사들은 도로 위에서 시동을 끄고 ‘카풀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띠를 머리에 두르고 구호를 외쳤다.
직장인 김정모(28)씨는 “집회에 참가하는 택시가 도로를 점거하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다”며 “평소엔 시내 버스가 지하철보다 더 빠르지만 오늘은 반대일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 시위에 참여한 택시 운전사 김동규(60)씨는 “우리의 단결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며 “지방 곳곳에서 올라온 택시 차량들이 한목소리를 낸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