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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담배' 유해성 논란 지속…담배업계, "식약처 발표 잘못" 반발

이성기 기자I 2018.06.11 17:20:45

한국필립모리스 이어 BAT코리아도 "오도 소지" 지적
타르 수치 초점에 ''의도성'' 의구심 제기
필립모리스 측 18일 ''임상연구 결과 발표'' 여론전 나서

지난 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민경 국립암센터 교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가열 담배) 유해성 분석 발표 이후 담배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식약처가 타르 수치에 초점을 맞춘 데에는 ‘의도성’이 있을 것이란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실험 방식 해명까지 요구하는 형국이다. 식약처가 ‘덜 해로운 담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해롭지 않다’는 공식 결론을 내렸지만, 평가 잣대 등을 문제 삼는 업계 측 반발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제조·판매사 BAT코리아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식약처의 조사 결과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고 오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BAT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배출량이 일반 담배보다 적다는 분석 결과와 관련, “BAT의 검증된 자체 연구결과와 부합한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잠재적 유해성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놀랍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아이코스’ 제조사 한국필립모리스도 반박 자료를 통해 “식약처 분석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에어로졸(증기)에 포함된 9종의 유해 성분 함유량이 일반 담배에 비해 평균 90% 적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식약처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배제하고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만큼 유해하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해 분석 결과 가운데 ‘타르’ 수치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BAT는 또 식약처의 타르 수치 분석 결과에 대해 독일 연방위해평가원 등의 의견을 근거로 “찌는 방식의 궐련형 전자담배와 태우는 방식의 일반 담배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는 것은 오도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타르는 일반 담배를 연소시켰을 때 발생하는 연기 가운데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나머지를 총칭하는 것으로, 담배 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식약처는 지난 7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11가지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또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 담배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타르는 일반 담배보다 최대 93배 많이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벤조피렌,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5종의 물질이 포함돼 일반 담배처럼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발암물질 함유량은 일반 담배의 0.3~28.0% 수준이었다.

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 측과 달리 KT&G는 “정부의 유해성 조사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유해성분은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사진=연합뉴스)
한편, 한국필립모리스는 오는 18일 약 1000명의 성인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6개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아이코스에 대한 연구 및 임상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간접 노출, 치아 변색 등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에는 출시 1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아이코스 미디어 데이’에서 연기 또는 증기를 자동으로 흡입해 필터로 분사하는 ‘사이언스 머신’ 실험을 통해 필터 색의 변화를 시연하기도 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업체 측의 자의적 마케팅과 주장에 ‘속았다’는 반응과 ‘규제 명분을 앞세워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식약처 발표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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