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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2사단, '노크 귀순' 8년 만에 북한 남성에 철책 뚫려

박지혜 기자I 2020.11.04 18:48:4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8년 전 이른바 ‘노크 귀순’으로 물의를 빚은 육군 22사단이 담당하는 지역에서 또다시 철책이 뚫렸다.

3일 군 당국이 강원도 동부 전선 철책선을 넘어 내려온 북한 민간인 1명의 신병을 확보했는데, 철책선을 넘을 당시 과학화 경계 시스템 센서는 먹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 밤 2차례 열상감시장비(TOD)로 관측된 북한 남성이 전날 오후 7시 30분께 철책을 뚫고 넘어오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수색 작전을 통해 이날 오전 9시50분께 일반전방초소(GOP) 남쪽 1.5km 민간인 통제선 내에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남성의 진술을 토대로 민간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남성이 철책을 넘어올 당시 과학화 경계 시스템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고성 GP 초소 주변 담는 군 관계자 (사진=뉴시스)
이 남성에 의해 철책이 훼손된 강원도 고성군 지역을 책임지는 22사단은 과거 ‘노크 귀순’으로 물의를 빚었다.

노크 귀순은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GOP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사건으로, 우리 군의 경계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번에도 철책이 뚫렸고 강원도 동부 전선에 대침투경계 ‘진돗개 둘’을 발령한 뒤에야 신병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경계 작전 실패를 반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 군이 사용하는 용어인 ‘진돗개’는 무장공비침투 등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국군의 방어준비태세로 연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발령할 수 있다.

진돗개 셋은 평시 상태를 의미하고, 진돗개 둘은 북한 무장 간첩 등 북한군의 침투가 예상되는 상태를, 마지막 진돗개 하나는 적의 침투 흔적과 대공 용의점이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 발령되는 최대 비상경계 태세를 의미한다.

한편, 해당 남성의 남하 과정과 귀순 여부 등은 관계기관의 공조하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함참은 현재 북한군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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