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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판사들, '재판거래' 의혹 엄정수사 촉구(종합)

노희준 기자I 2018.06.04 19:39:23

서울중앙지법·서울가정법원·인천지법·의정부지법 등
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정족수 미달로 내일 다시 회의
“대법원장, 엄정 중립 유지해야”
“미공개판일 원문 공개하라”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일선 법원에서 박근혜 정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법원행정처 ‘재판 거래’ 의혹 등을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의 검찰 고발이나 수사 의뢰 촉구다.

4일 일선 판사에서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 단독판사들은 회의를 열고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대법원장은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엄정한 중립을 유지하라”고 밝혔다. 전체 단독 판사 83명 중 50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배석판사들도 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한 형사책임 여부를 밝히기 위해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며 이에 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체 128명 배석판사 중 72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들은 의사정족수 미달로 이날 결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부장판사들은 오는 5일 오전 11시40분에 회의를 속행할 예정이다.

서울가정법원 단독 및 배석판사들도 이날 회의를 거쳐 한목소리로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의에는 가정법원 전체 단독·배석판사 28명 중 20명이 참석했다.

여기에 인천지법 단독판사들도 42명 중 29명이 회의를 열어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특별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모든 의혹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의뢰 등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일 의정부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는 일선 법원에서 처음으로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날 서울가정법원 단독 및 배석판사들과 서울중앙지법 배석판사들은 한걸음 더 나가 ‘미공개 파일 원문 전부’에 대한 공개도 촉구했다.

일선 판사들의 의견은 김 대법원장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가감없이 잘 들은 다음에 입장을 정하겠다”며 “정말 좋은 의견과 현명한 의견이 많이 제시됐으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이런 법원 일선의 의견은 오는 11일 열릴 전국법관대표회의 결과로 집약될 전망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국 법원에서 선출된 판사들로 구성된 일선 판사의 대표적 의견 수렴창구다.

5일 예정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와 7일 열리는 ‘전국법원장간담회’에에서도 유사한 결론이 내려질지 관심을 모은다. 원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원장간담회는 젊은 법관이 주축인 판사회의와 다른 의견이 도출될 수 있다. 법원 안팎의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역시 인적 구성의 다양성으로 입장을 관측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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