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매입,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그룹측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2015년 결산 실적 및 자사주 매입, 삼성카드 지분 매입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회에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 37.45%(4339만3170주)를 주당 3만5500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보유하고 있던 34.41%(3986만5836주)를 포함해 총 71.86%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과 카드 사업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삼성카드 주식을 삼성생명에 매각키로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조정을 두고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한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요건(30% 이상 확보)을 갖추고,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이번에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이 조건을 충족하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이와 함께 연초 주식시장 불안정성 심화에 따라 주가 안정화를 위해 자사주 300만주(전체 주식의 1.5%)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매입액은 총 2946억원 규모로, 오는 29일부터 3개월간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2251억원으로 전년(1조3375억원) 대비 8.4%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는 22조9967억원으로 0.4% 증가했고, 총 자산은 230조원으로 7.5% 늘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 중심의 영업이 호조를 보였지만,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변액보험 최저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등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