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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히느니 몸집 키운다”…이탈리아 은행, 55조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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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8.21 16: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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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코BPM·방카제네랄리 동시 인수 추진
인테사산파올로 58조원 적대적 인수에 대응
성사 땐 자산 기준 이탈리아 3위 은행 탄생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탈리아 은행 몬테데이파스키디시에나(MPS)가 경쟁 은행 방코BPM과 자산관리회사 방카제네랄리를 동시에 인수하기 위한 주식교환 공개매수에 나섰다. 두 회사의 인수 제안 금액을 합치면 약 340억유로(약 55조 1000억원)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 인테사산파올로가 MPS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를 추진하자 MPS가 대형 인수·합병(M&A)으로 맞대응하면서 이탈리아 금융권 재편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시에나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 본사 입구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탈리아 시에나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 본사 입구의 모습.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PS는 방코BPM과 방카제네랄리를 대상으로 전액 주식교환 방식의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MPS는 방코BPM 주식 1주당 새로 발행하는 MPS 주식 1.567주를 지급한다. 방카제네랄리 주식 1주에는 MPS 주식 6.958주를 제시했다. 인수 제안 가치는 각각 253억유로(약 41조원)와 87억유로(약 14조 1000억원)다. 원화 환산에는 유로당 약 1620.92원을 적용했다.

MPS가 동시에 두 회사를 겨냥한 것은 인테사산파올로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맞서 독자 생존을 모색하려는 전략이다. 인테사산파올로는 지난 6월 MPS에 약 360억유로(약 58조 40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내놨다. MPS 경영진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도 MPS 인수 이후 은행이 분할될 가능성과 자국 은행산업의 경쟁 약화를 우려해왔다.

MPS는 주주들에게 40억유로(약 6조 5000억원) 규모의 특별 배당도 제안했다. 현금과 보험사 제네랄리 주식을 함께 지급하는 방식이다. MPS는 현재 제네랄리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안이 성사되면 이탈리아 은행업계의 판도도 크게 달라진다. MPS에 따르면 합병 은행의 단순 합산 기준 자산은 약 4660억유로(약 755조 3000억원)로 늘어나 자산 기준 이탈리아 3위 은행으로 올라선다. 총 금융자산은 8100억유로(약 1313조원)를 넘는다. MPS는 합병을 통해 연간 세전 기준 약 26억유로(약 4조 2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승부수는 MPS가 지난해 메디오방카를 인수한 데 이어 다시 대형 M&A에 나선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MPS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360억유로다. 인수 대상 두 곳의 평가액을 합치면 MPS 자체 시가총액에 육박한다.

MPS는 2017년 경영난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뒤 2023~2024년 다시 민영화됐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인테사산파올로가 MPS를 인수한 뒤 일부 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인테사산파올로와 유니크레디트에 맞설 제3의 대형 은행이 유지되는 것이 은행권 경쟁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MPS의 인수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방코BPM과 방카제네랄리 인수 모두 MPS 주주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MPS는 필요한 절차를 거쳐 2027년 2월 중순까지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탈리아 금융권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은행과 자산관리사를 둘러싼 M&A가 잇따르고 있다. MPS가 방코BPM과 방카제네랄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인테사산파올로의 MPS 인수 구상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MPS가 외부 인수에 맞서 오히려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택하면서 이탈리아 은행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M&A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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