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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가장 크게 하락하면서 216.08달러에 마감했다. 전주인 19일 종가 238.79달러와 비교하면 9.51%나 빠졌다. 페이스북은 여타 비대면 관련주와 마찬가지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복장에서 ‘만스닥’(나스닥 1만선)을 주도한 빅테크 종목이다. 대선을 앞두고 온라인 광고가 치열해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한몫했다. 지난 23일 장중 신고가 245.1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목을 잡으면서 26일
페이스북이 인종차별, 혐오 관련 게시글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불거지면서 스타벅스, 코카콜라, 노스페이스, 버라이즌 등 다수 대기업이 페이스북 유료 광고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라(StopHateForProfit)’ 운동의 일환이었다. 사태가 본격화된 26일 하루 시가총액 560억달러(67조2000억원)가 증발했다. 결국 페이스북은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거나 투표를 방해하는 내용을 삭제한다고 방침 변경을 발표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 이달(6월1~29일) 해외주식 종목별 순매수 순위를 살펴보면 페이스북은 6위에 올라 있다. 해외 주식 직구족들이 4280만3886달러를 사들였다. 순자산 1조원이 넘는 인기 펀드인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4월말 기준 2.77%), ‘AB 미국 그로스 펀드’(3월 말 기준 4.91%) 등도 담고 있는 종목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2018년 정보 유출 사태와 비교할 때 페이스북의 투자 매력이 훼손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광고 중단을 선언한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마케팅 비용 절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전략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중단 시한을 ‘잠정적 중지’로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사태 진정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이용자 이탈 우려가 핵심이었던 과거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 스캔들 보다는 사태의 심각성이 덜하다”고 판단했다.
광고주가 800만 업체로 분산된 페이스북의 특성상 실질적인 광고 매출 감소는 미미할 것으로 봤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TOP10 광고주 매출액 합계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1.5%에 불과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활성화로 디지털 광고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마케팅 집행 여력 하락과 정치적 노이즈는 매수 기회”라고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선 ESG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지난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ESG지수에서 퇴출 당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페이스북 사태는 그만큼 ESG가 투자 핵심 변수라는 의미”라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공정성, 가치소비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ESG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