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예정대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우리시간으로 오전 11시30분께 부터 열병식을 실시했다. 북한은 통상 대규모 열병식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해외 언론을 초청했다.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40여개 언론사 130여명의 기자를 초청했으며, 열병식도 생중계한바 있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들은 열병식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날 오후 5시30분에 녹화중계했다. 예고방송 조차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지난 달 22일 건군절을 2월 8일로 공식 변경한 후 처음 이뤄진 열병식인데도 이를 생방송으로 대내외에 과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형성된 ‘평화 무드’를 깨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대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속내로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열병식을 생중계 하지 않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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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해 열병식에선 원거리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7종의 전략무기를 공개하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바 있다. 당시 공개한 20종의 무기 중 10종이 신형 무기였다. 대부분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핵 능력을 과시했다. 올해 열병식에선 ‘핵무력 완성’을 견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공개에 관심이 쏠렸다. 고체 추진 기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으로 추정되는 북극성-3형의 공개 여부도 관심사였다. 정부 소식통은 “열병식 준비과정에서 미사일이나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이 식별된 점을 봤을 때 이날 열병식에서도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ICBM 동원 여부 등의 세부적인 것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1948년 2월 8일 인민군을 창설한 북한은 1977년까지 주요 국가 명절 중 하나인 건군절로 기념해 왔다. 하지만 1978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 기념일(건군절)로 기념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다시 실제 정규군이 창설된 2월 8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달 22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건군절 변경을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