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년도 미국 대선 등 국제 정세의 변동 가능성이 높아 예비비를 증액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부총리는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필요한 지출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도 예비비가 올해보다 14.3% 증가했는데 총지출은 3.2% 늘어나는데에 그쳤다”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코로나19 시기 등을 빼놓고 예비비가 통상 3조원에서 변하지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는 4조원 넘게 편성했다”며 예비비 편성이 늘어난 이유를 질의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재작년과 지난해에는 자연재난 및 재해가 크지 않아 예비비 지출이 적었지만 내년에는 1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예비비 편성 이유를 설명했다. 정 의원이 “대통령 경호시설에 편성된 145억원은 부지 확정도 되지 않은 사업”이라고 묻자 최 부총리는 “심의 과정에서 성실하게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야당은 필요한 예산은 삭감되고, 예비비가 ‘쌈짓돈’처럼 편성되고 있다며 삭감을 주장했다. 정성호 의원은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청 감염병 예산은 전액 삭감 후 예비비를 늘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8000억원 감액을 내세웠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 역시 “내년 경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예비비가 너무 많다”며 예비비 50%(2조4000억원)를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재정 건전성 최우선” 강조…野 금투세 폐지 선회엔 “환영”
지난달 국정감사 당시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30조원 규모의 세수결손에 대한 정부의 대책, 국세수입 전망 등에 대해서 야당은 이날도 날을 세웠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과대 세수추계를 해서 세수 결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예산안 및 지출, 지방재정에도 문제가 계속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세수추계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실적 등도 다양한 구조적 변화를 보였다”며 “정확히 추계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또 “예산안의 경우 민생의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긴축이냐 확장이냐를 떠나, 재정 건전성을 우선에 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종우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예산안이 긴축이냐, 확장이냐”는 질문에 최 부총리는 “긴축, 확장을 떠나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며 또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민생과 경제에 필요한 지출은 최선을 다해서 쓰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한 것에 대해서 최 부총리는 “환영한다”며 “정부로서는 이를 계기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금투세는 내년 폐지 수순을 밟을 예상이다. 최 부총리는 “금투세 폐지를 포함, 세법개정안이 전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1조원도 되지 않는다”며 “기존 낡은 조세제도를 정상화하고, 경제 활력 촉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