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호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인 여대생을 아무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한 호주 청년이 사건 발생 4년 9개월만에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다.
22일(현지시각) ABC방송 등 호주 언론은 호주 퀸즐랜드주 최고법원에서 배심원단이 만장일초로 피고인 알렉스 루벤 맥이완(25)에게 살인혐의를 적용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판결은 배심원들의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결됐다.
로슬린 앳킨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맥이완이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후 정신질환에 시달렸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아니다”고 말했다. 앳킨스 판사는 “피고인이 누군가를 죽이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고 힘없는 젊은 여성을 잔혹하고 경멸적으로 대했다”며 “여성의 얼굴을 때리고 밟고 심지어 시체를 숨기려 했다”고 말했다.
맥이완은 2013년 11월 24일 새벽 4시께 일하러 가던 한국인 여대생 반은지(당시 22세) 씨를 폭행해 살해했다. 반씨가 살해당한 이날은 그녀의 쌍둥이 동생들의 생일이기도 했다.
맥이완은 재판에서 반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악령에 씌여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맥이완의 변호사들은 맥이완이 정신분열병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사건을 저질렀다고 변호했다.
그동안 맥이완의 정신상태는 재판의 핵심 쟁점이자 재판이 지연된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앳킨스 판사는 그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사건을 저질렀다며 “당신은 평생 그 책임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죄 판결이 나자 은진 씨의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안았다. 은진 씨의 어머니는 재판 후 은진 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당신을 잃은 후 4년 9개월은 평생과도 같았다”며 “너에게 대한 사랑과 아름다운 추억으로 널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