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통신 IRN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메네이와 가족들의 시신이 안치된 5개의 관이 이날 오전 수도 테헤란의 대형 기도·집회 시설인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 도착했다.
나머지 관에는 하메네이의 사위인 메스바홀호다 바게리, 장녀 세예데 보슈라 호세이니 하메네이, 며느리 자흐라 하다드 아델, 그리고 생후 14개월 된 손녀 자흐라 모하마디 골파이가니의 시신이 안치됐다.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첫날인 지난 2월 28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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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는 건국 250주년을 맞은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이슬람 시아파 최대 애도 기간인 무하람이 겹치는 시기에 맞춰 진행된다. 하메네이의 시신은 장례 첫날인 4일 테헤란 모살라에서 일반에 공개되며, 이후 종교 중심지인 곰과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활동지인 카르발라와 나자프를 거쳐 그의 고향인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에 안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란 정부는 이번 장례를 이슬람공화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 정부 공무원과 군, 소방당국, 적신월사, 노동조합, 대학, 종교단체 등을 총동원했으며, 이란과 이라크를 찾는 수백만 명의 조문객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수송·치안 작전도 가동했다. 테헤란 시장 알리레자 자카니는 “도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라고 묘사하며 약 200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해외 참석 인사 명단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국가원수 8명과 국회의장 12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현재까지 참석이 확인된 주요 인사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미헤일 카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정도다. 서방 국가 인사들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장례식을 두고 전문가들은 국가장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란이 장례식을 지난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이후 흔들린 정권의 통치 기반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역내 영향력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채터누가 테네시대학교의 사이드 골카르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이처럼 방대한 준비는 하메네이의 죽음을 체제의 불확실성이 아니라 정권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치밀하게 연출된 행사로 만들려는 정권의 의도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의 시나 투시 선임연구원은 CNN에 “하메네이는 살아 있을 때보다 죽음 이후 훨씬 더 강력한 상징이 됐다”며 “이란은 그를 시아파 순교 성인들과 같은 존재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의 카르발라와 나자프에서도 대규모 추모 행사가 예정된 것을 두고 “하메네이의 종교적 영향력은 이라크와 파키스탄, 바레인 등 여러 시아파 공동체까지 미쳤다”며 “이번 장례를 단순한 이란의 국가장이 아닌 초국가적 사건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심은 지난 3월 새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에 쏠린다. 공습 당시 부상을 입은 그는 전쟁 발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서면 성명만 발표해왔다. 이란 정부는 그가 워싱턴과의 협상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가 장례식에 참석할 경우 최고지도자로서의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참하면 건강 상태와 권력 장악 여부를 둘러싼 의구심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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