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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 좁아졌는데 환율은 천장 뚫어…이중고에 정유업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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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I 2026.06.08 16:22:12

환율 1560원 뚫으며 부담 가중
수출 제한에 환헤지 효과도 제약
“재고 여유 생겨…수출 완화 필요”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으며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은 환율이 상승해도 석유제품을 해외에 팔아 환율 상승분을 상쇄해 왔는데,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수출에도 제한이 걸려 환율 상승 타격을 고스란히 입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제품 재고에 여유가 생긴 만큼, 일부 물량의 해외 수출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원·달러 환율 종가는 1535.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4.1원 내린 수준으로, 1555.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던 장 초반과 비교하면 약 20원 하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오전에 시장에 구두개입을 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오전 2시 야간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6일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정유업체들에 중립적인 변수로 영향을 미친다. 원유를 100%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결제 비용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원유를 정제한 뒤 제품을 해외에 팔 때는 그만큼 높은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 수출 비중은 40% 수준으로 국내 판매량이 더 많긴 하지만, 나머지는 환헷지 등을 통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환율 급등은 상황이 다르다. 정부가 석유제품의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이하로 묶고, 국내 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유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수출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병행해 가격은 안정시키고 공급망을 안정화한다는 전략이지만, 정유업체 입장에서는 고환율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정유업체들은 전쟁 종 이후 유가 급락 시 재고평가손실과 역(逆)래깅 효과도 우려하는 상황이다. 역래깅 효과란 비싸게 사들인 원재료로 제품을 만들었는데, 제품 판매 시점에는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재고 상황을 살피면서 수출 제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수출을 제한한 것인데, 최근 고유가와 고환율 여파로 물가가 크게 오르며 석유 제품의 국내 재고에 여유가 다소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일부 정유업체들은 정부에 수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출도 막혀 있고 내수 수요도 줄어든 상태”라며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높은 데다가 환율까지 올라 부담이 굉장히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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