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 법안은 21대 국회에서부터 꾸준히 논의됐지만 일정이 반복적으로 미뤄지며 금융권의 실무 준비와 시장 기대 사이에 괴리가 커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애초 정무위는 지난 7월 법안소위를 통해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현안에 밀렸고 국정감사까지 연달아 겹치며 법안은 반년 가까이 표류했다. 금융당국이 연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올해 안에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는 것이 STO 시장 개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이번 논의 재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H농협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2~3년간 STO 사업화를 위해 플랫폼 구축과 메인넷 개발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 왔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자체 STO 플랫폼과 스마트팜 기반 토큰증권 발행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아톤·뮤직카우와 K-컬처 콘텐츠 중심 STO·스테이블코인 융합 모델까지 준비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세종텔레콤·서울옥션블루 등과 협업하며 사업군 확장에 나섰고, 하나은행은 이달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지주 차원의 공동 추진 체제로 전환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삼성증권·SK증권과 공동 STO 플랫폼 개발을 진행했지만, 법제화 지연으로 공식 출시는 불발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NH농협은행·신한·우리·기업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한 ‘은행권 STO 컨소시엄’도 지난해부터 운영되며 조각투자 발행 인프라 표준화를 모색해 왔다. 플랫폼 개발, 메인넷 고도화, 외부 파트너십 등 준비된 프로젝트가 다수임에도 법제화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대부분이 올해 들어 ‘점검 모드’로 전환했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적 기반은 이미 갖춰져 있지만 법이 통과되지 않아 실제 사업화는 멈춰 있는 상태”라며 “현재는 내부 인프라 점검과 외부 파트너십 논의 정도만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TO 법제화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경쟁과도 맞물려 중요성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KRX) 컨소시엄, 신한·하나증권 등이 참여한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 루센트블록 중심의 소유 컨소시엄 등 세 개 연합이 이미 예비인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심사와 외부 평가를 거쳐 2025년 안에 최대 두 곳까지 인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STO 법안이 처리돼야 인가 절차도 함께 속도를 내 시장 개막 시점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입법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쟁점이 없는 거의 다 와 있는 법안”이라고 강조했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월례 간담회에서 “STO 도입 등 자본시장법 개정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무위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은 만큼,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하는 것이 ‘골든타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