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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군사력 '골리앗' 러, 결사항전 우크라 과소평가[우크라전쟁 한달]

장영은 기자I 2022.03.23 19:08:46

객관적인 전략은 러시아가 압도적인 우위
우크라 게릴라전 적극 활용하고 방공망 지켜
전쟁은 명분…러시아 내부서도 푸틴 비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던 초반부터 군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이다.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수일 내에 수도를 함락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강했다.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이자 세계 2위 군사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우크라이나는 한달째 주요 도시를 한 군데도 내주지 않으며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은 20위권 초반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대전차용 재블린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군에 대량 지원했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 전차를 파괴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됐다는 평가다. (사진= AFP)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지 한달을 맞아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군을 격파하지 못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공군은 우크라이나보다 10배 이상 많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수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나지만, 출격 횟수도 러시아가 월등히 많다. 러시아 공군은 하루에 200회가량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하루 5~10회 정도만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과 전투기 부대를 신속하게 마비시키고 파괴할 것이고 예상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제공권을 수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효과적인 방공시스템이 꼽혔다. 우크라이나의 지대공 미사일이 러시아 전투기의 침공을 막는 데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우리의 영공으로 날아드는 적은 우리 방공시스템으로 (제발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뛰어난 조종 실력에도 주목했다. 우크라이나의 조종사들이 구형 전투기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런 상황에서도 러시아 전투기 9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열악한 전력으로 러시아 공군의 침공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제공권을 수호하고 있다. (사진= AFP)


자국 영토가 전쟁터가 된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크라니아는 지상서도 홈그라운드의 장점을 백분 활용하고 뛰어난 전술로 체급 차이가 나는 적에 대항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군의 게릴라전이 조기 함락을 막고 전쟁을 장기화 국면으로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현지 지형지물을 잘 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매복과 소규모 기습 공격으로 러시아군을 치고 빠지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러시아 자상군의 주력인 기갑부대를 기습하거나 보급로를 차단해 적은 전력으로도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방이 지원한 무기도 우크라이나 전력에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지원한 ‘재블린’, ‘NLAW’ 등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을 십분 활용해 러시아 전차를 무력화시키면서 러시아군은 시가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일부 유출된 전투 영상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군이 무기의 장점을 잘 활용해 맞춤형 전술을 짜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명분이 빈약한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국면으로 보이면서 기존에 전쟁을 지지했던 전혁직 군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전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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