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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조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공항시설사용료 감면·납부유예, 미사용 슬롯 회수 유예를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에 300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6개월간 여행·항공·관광·공연업 등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고용유지 지원금 등을 집중 지원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시적 경영난에도 고용을 유지하고 유급휴업·휴직을 실시한 사업장에 휴업·휴직수당을 일부 지원하는 제도다.
항공업계 전반은 여객기 운항이 사실상 ‘셧다운’에 들어가 임원들이 월급을 반납하거나 직원들이 무급휴가에 들어가는 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제주항공(089590)에 인수되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달 전 직원의 임금 60%를 체불한 상태기도 하다. 정부가 항공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하면서 숨통이 일부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한 축인 지상조업사들은 이번 정부 대책에서도 빠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항공사와 지상조업사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상조업사는 여객 수하물 상·하차와 기내 청소, 항공기 급유 등 비행을 제외한 항공 전반을 책임진다. 여객기가 멈춰서면 자연스럽게 지상조업도 멈춘다.
실제 지상조업사들은 하늘길이 막혀 여객기가 운항을 멈추자 3월 매출액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지상조업사들은 여객 조업을 담당하는 직원 비중이 전체 인원에서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미 아시아나에어포트는 노사가 합의해 여객 조업을 하는 직원들 위주로 1개월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지상조업사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항공업이 포함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연하게 지상조업도 포함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이번에도 비껴가자 임직원들이 더 이상 희망을 품을 곳도 사라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고용노동부는 지상조업사가 빠진 것과 관련해 “여객 사업 위주로 선정했다”며 “지상조업사는 화물 조업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상조업사들은 “정작 화물 비중은 적다”며 ‘탁상행정의 극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상조업 5개사의 지난해 매출 중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불과하다. 대한항공(003490)이 지난해 매출 12조3000억원 가운데 화물은 2조5574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인 것과 비교하면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공항공사도 지상조업사가 대책에서 빠지자 ‘누락된 거 아니냐’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는 정부 발표 직후 지상조업사들에게 ‘국토교통부 및 고용노동부에 다시 한번 지원 촉구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공항공사 사장들 역시 전날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하는 화상회의에서 직접 지상조업사의 특별고용지원 업종고시를 건의했다.
한편 한국공항,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지상조업사 5개사는 조만간 고용노동부에 각사 명의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