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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없는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서민들에겐 남의 집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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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찬 기자I 2019.03.05 17: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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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득 증가+환율 효과..1인당 개인소득 ‘1800만원’ 불과
개인소득 증가 속도 늦어..소득 격차 더 벌어져
스페인·이탈리아 3만달러 진입후 역주행..“견조한 성장 필수”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우리나라가 마침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가운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달러가 넘는 나라는 한국을 빼면 전 세계에 6개국밖에 없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이다. 한국도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했다.

그토록 바라던 국민소득 3만달러의 문턱을 넘었지만, 축배를 드는 국민들이 많지 않다.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에 진입했다는 게 가구당 소득이 3만달러라는 의미가 아니어서다. 게다가 소득양극화로 늘어난 가계소득이 고소득층에 집중된 것도 체감온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기업 소득 늘어난 탓..가계소득은 상대적으로 낮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진입했지만, 국민들의 소득이 실제로 3만달러가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됐다고 해서 ‘4인 가족이 연평균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은 아니다. 국민소득은 개인 소득으로만 집계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총소득은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전원이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의미하다. 여기엔 법인인 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과 각종 세금과 4대 보험료 등 국가가 벌어들인 금액 등이 포함된다.

일례로 삼성전자 혼자서 1년에 40조원씩 벌어들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총소득을 국민수로 나눈 1인당 국민총소득은 일반 국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을 크게 웃돌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부와 기업 몫을 제외한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2017년 기준으로 1만6573달러(1866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된 건 기업과 정부의 수입이 늘어난 탓이 크다.

가계소득의 증가율이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에 한참 못미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다.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3.3%였지만,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기업의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가계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55.7%로, 일본과 독일(2014년 기준 약 62%)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환율 방향 바뀌면 역효과..“견조한 성장 뒷받침 돼야 4만달러 가능”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훌쩍 넘어설 수 있었던 건 환율의 영향이 크다. 달러로 환산한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이 전년대비 5.4% 증가한 3만1349달러로 뛰었지만, 원화기준으로는 2.5% 증가한 3449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원화가치가 연평균 2.7% 증가한 탓에 달러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국민소득의 증가 효과가 컸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원화 가치가 고꾸라진다면 국민소득이 주춤해지나 역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영국 프랑스의 경우 통화가치 상승 탓에 2~3년만에 4만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환율 방향이 바뀌자 다시 3만달러 후반대로 주저앉았다.

턱걸이 3만달러인 만큼 경제침체도 변수다. 스페인은 한국보다 앞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재정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후퇴했다. 이탈리아는 2004년 3만달러에 진입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국민소득 3만달러 초반에 정체돼 있다.

결국 견조한 성장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민소득 3만달러의 유지도, 앞으로 4만달러 진입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2006년 2만달러 고지를 넘어선 이후 3만달러에 도달하는 데 12년이 걸렸다. 앞선 6개국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성장하는 데 평균 9.6년 걸렸다. 국민소득 4만달러에 도달한 미국과 독일은 각각 7년과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한국이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면 연평균 2%의 성장을 가정하면 9년만인 오는 2027년, 3%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2023년 달성할 수 있다.

신승철 한국 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의 축배를 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문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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