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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h W페스타]장관·청장·임원… 유리천장 깬 여성의 3색 조언

김형욱 기자I 2017.10.25 17:18:49

첫 여성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주 “근성·연대의식 가져야”
국내 유일 여성 치안정감 이금형 “자투리 시간 활용해야”
제일기획 ‘스타 카피라이터’ 최인아 “결정적 순간 포착”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에피소드에서 ‘여성들이여, 여성을 넘어 나 자신을 찾아라’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첫 여성 고용노동부 장관과 치안정감(경찰 서열 2위 직급), 국내 최고란 평가를 받은 여성 카피라이터까지…. 80~90년대 남성 중심 사회의 ‘유리 천장’을 뚫어낸 여성 명사가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제6회 이데일리 W 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연사로 한자리에 모였다. 방법은 저마다 달랐지만 사회가 정해준 한계, 틀을 깨고 자신만의 해법 찾아 나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여성 고용노동부 수장이 된 김영주 장관은 근성의 힘으로 주위의 편견과 틀을 깼다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여성이라는 한계 외에 운동선수(농구 실업팀) 출신, 노동운동가(금융노조 부위원장) 출신이라는 편견과 싸워 3선 국회의원, 장관에 올랐다. 중학교 농구팀 후보 선수부터 고교 주전이 됐을 때, 은행원 시절 여성 차별을 깨기 위해 노조 활동에 뛰어들어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을 이끌어냈을 때, 40대 때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50대 경제학 석사를 취득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여성끼리의 연대와 경제력 확보도 강조했다. 여성이 각종 시험 결과에서 앞서면서도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지 못한다는 현실, 경제력이 없어 남편의 부정에도 참아야 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김 장관은 “여성이 연대해 육아·출산이 여성 몫이라는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고용주로선 남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무 살 고졸 여경으로 출발해 유일무이한 여성 치안정감(경찰 서열 2위 계급)에 오른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서원대 교수)는 근성과 자투리 시간 활용을 강조했다. 그는 “38년 경찰 생활을 시간으로 쪼개면 대략 1만3800시간이고 하루 24시간의 자투리 시간을 모으면 27~28시간이 될 수 있다”며 자투리 시간을 모아 공부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런 치열함이 99.5%가 남자였고 경찰을 ‘미쓰 리’로 부르는 ‘남초 조직’에서 버틴 비결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남성 이상으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혼자서도 울지 마라’는 신념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역설했다.

국내 최대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에서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스타 카피라이터, 부사장으로 활약해 온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떠나라’란 마음속 소리에 잘 되던 재즈카페를 접고 유럽 여행을 떠나 공전의 히트작 ‘노르웨이의 숲’을 썼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결정적 순간은 있지만 대부분은 그 순간을 놓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최 대표가 스스로 꼽은 결정적 순간은 나이 듦을 느낀 40대 초. 그는 하루키가 그랬듯 회사를 1년 쉬고 칠레 산티아고 도보 여행을 했고 이 경험이 이후 10년을 회사에서 버티게 해 준 동력이 됐다. 최 대표는 “갑을 관계에 얽매인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오롯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납득한 결론을 낸다면 흔들리는 나 자신을 붙잡아주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철청장(서원대 교수)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프롤로그에서 ‘꿈을 갖고 하루하루 실천하라’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최인아 전 제일기획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에피소드에서 ‘마님의 오래된 생각’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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