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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문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도 하지 못하는 등 대한민국의 안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여당인 더불이민주당은 정치공세를 통해 국민 불안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야권의 비판에 강력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한반도 안보 정세는 소위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미·일정상은 세계 양대 강국인 미·중 간의 대충돌, 한반도 문제 빅딜설, 심지어는 한반도 8월 위기설이 국제적으로 나돌고 있는데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대통령은 아무 존재감이 없다”며 “최소한 우리나라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 통화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등산이나 다니며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를 분초단위로 관리해야 할 이른바 4강 대사는 한명도 임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에 안보마저 휴가를 떠났고, 그래서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은 주중대사 초치를 통해 한국에 항의하고, 미국 내에서는 북한 붕괴를 염두해둔 ‘미중빅딜론’부터 북한정권 교체, 남북통일 정책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정밀타격 시나리오까지 온갖 미북 간의 전략 전술에 대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기에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긴박한 상황에 대한민국 대통령은 휴가를 떠났고, 미국 대통령은 일본 수상과 50여분 이상 대화를 하면서 우리 대통령과는 통화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휴가가 끝나고 난 5일 경에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청와대가 하는 말이 ‘지금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해도 할 얘기가 없다’면서 코리아패싱을 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조야에서 ‘원 코리아’를 포기하자, 남한 주도 통일을 포기하자, 이런 주장이 마구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늘 아침 보도를 보면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고 공식발언까지 했다”며 “통미봉남,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서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여당은 유례없는 야3당의 안보 공세에 강력 대응하면서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야당의 ‘대통령 외교력 흠집 내기’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로 한반도 위기설이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외교력 극대화에 여야 정치권이 힘을 실어줘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코리아 패싱, 한미동맹 균열’ 등의 주장을 펴는 것은 국민의 불안을 초래하는 동시에 외교력에 흠집을 내는 것으로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를 문제 삼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