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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부작용 급성췌장염 국내 발생 '0'…오남용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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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25.07.21 17:12:09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대한비만학회 공동심포지움
약물 자체 부작용보다 오남용 처방 더 큰 문제 지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기적의 비만약’이라고 불리는 ‘위고비’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약물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는 일부 의사들이 오남용 처방을 하고 있고 비정상적 유통 등으로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 소공동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비만학회는 공동으로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우려’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고비 부작용으로) 최근 급성췌장염과 망막염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건 굉장히 드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21일 서울 소공동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비만학회가 공동으로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우려’ 심포지엄이 개최됐다.(사진=의바협 제공)
위고비는 비만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바이오의약품으로 ‘살 빼는 약’으로 더 잘 알려졌다. GLP-1은 음식 섭취에 반응해 장에서 분비되는 내인성 인크레틴 호르몬으로서 다양한 인체 조직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뇌에 포만감을 느끼게 음식물 섭취를 줄여 체중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는 구조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지난해 10월 도입된 이후부터 올해 3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총 143건의 위고비 관련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 이상 사례 중 가장 많은 유형은 구역(속 울렁거림)으로 총 29건이었다. 구토(22건), 설사(15건), 두통(13건)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신경 손상, 급성 췌장염 등 심각한 수준의 이상 증세가 신고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허 교수는 “이 약으로 치료한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 합병증의 발병 위험이 증가됐다는 보고가 있다”며 “혈당조절의 빠른 개선은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일시적 악화와 관련이 있으나 다른 메커니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건 제품설명서에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위고비 처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위고비는 원래 비만치료용 주사제지만, 미용 목적으로 오·남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허 교수는 “의약품의 안전성 정보는 전문지식에 기반한 검증된 해석을 통해 제공되어야 한다”며 “과도한 부작용 우려는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어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전문의약품은 의학적 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 하에 처방 및 관리되어야 한다”며 “GLP-1 비만 치료제도 충분한 병력 청취 및 검사를 통해 정확한 적응증 확인 후 처방되고, 치료 시작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 유통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적발한 위고비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광고 적발 건수는 총 62건이다. 토론자로 나온 남가은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이사(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공동구매, 비의료인의 처방 유도 등 비정상적 유통이 일어나고 있다”며 “‘기적의 다이어트약’처럼 포장돼 엄연한 전문의약품인데, 누구나 쉽게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의료적 판단 없이 약제에 접근 가능한 환경이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만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의료진에게 처방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이 약이 비싸다 보니 많이 맞을수록 효과를 빨리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거 같다”며 “(약의 용량을) 서서히 올리면 부작용 거의 없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용량을 서서히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혁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는 “비만에 대한 인지가 안 된 상태에서 환자도 보지 않고 단순히 처방전만 많이 배포하는 의원이 많다”며 “실제 환자가 진료를 보러갔을 때 비만에 대한 상황을 자세히 인터뷰하지 않고 처방만 하면 비전문가다. 치료에 대한 필요성, 치료목표에 대한 조언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의료진을 신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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