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은 판매 대수 기준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차량의 전반적 고가화와 수요의 고급화가 심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0% 감소한 173만5000대였다. 세제 감면과 보복 소비 등으로 신차 구매수요가 앞당겨진 2020년의 역 기저 효과뿐 아니라 공급망 차질에 따른 출고지연의 영향 등으로 최근 5년 평균(182만2000대)의 9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내수 판매액은 7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수입차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동차 등 고가차량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면서 금액 기준 시장 규모는 연평균 6.7%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2.3% 증가하면서 2년 연속 30만대를 넘었다.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등 고가차량 판매 호조 속에 초고가 차량 판매도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금액기준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32%를 기록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평균 판매가격이 4억원을 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대수도 2020년 1234대에서 지난해 25.0% 증가한 1542대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85%는 법인·사업자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SUV는 2020년과 비교해 판매 대수가 5.4% 증가했다. 최근 신차 확대와 국내 여행 증가 등 소비성향 변화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전기동력차는 정부 정책 과 규제 변화에 따른 시장 규모 확대와 신차 출시가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은 2020년 10.8%에서 지난해 16.9%로 6%포인트 증가했다.
국산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위주였다. 수입차의 경우 미국계는 전기차, 일본계는 하이브리드차에 주력했다. 반면 유럽계의 경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위주에서 전기차의 투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최근 슈퍼카 등 고가 수입차량 판매 급성장세는 수요 고급·개성화 추세에도 기인하지만 법인과 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용으로 차량을 구매한 후 실제로는 가족 등의 자가용으로 편법 이용함으로써 세금 혜택이 고가 수입차 구매자들에게 돌아가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업무용 승용차 손금 인정 시 차량 가격 상한선을 두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