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되면) 앞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생겨나는 모든 이익은 다 정부가 갖게 된다”며 “중산층을 정부가 콘트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려는 게 화가 난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생각해주는 정책처럼 말하는 위선이 싫다”는 게 유 교수 생각이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난데 점차적으로 공공임대 비중을 높여간다면 무서운 정부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정부는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떨어뜨려서 누구나 집을 소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또 서울 발전을 위해 세운상가 철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이 되면 바꾸고 싶은 도시계획”을 묻자 “세운상가를 부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대못같이 강북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로 세운상가를 표현했다.
그는 “세운상가와 같은 인공 가로가 활성화되면 1층 상권이 황폐화된다”며 “반대로 1층이 활성화되면 아무도 3층으로 안 올라온다. 1층과 3층을 모두 잡으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종로에서 남북으로 잇는 공중도시로서 세운상가를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을 겨냥한 발언이다. 세운상가를 철거해야 종로나 을지로, 퇴계로 등 대부분 동서 방향으로 이어진 강북 주요 도로를 남북으로 잇는 새로운 축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유 교수 지론이다.
용산공원 일부를 택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정치권 논의를 유 교수는 “미친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유 교수는 “용산공원은 생태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자연이 우선시되는 그런 공간도 서울에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북에 있는 모든 건물 용적률을 50%씩만 올려도 1만가구는 짓고도 남는다”며 “어렵사리 얻은 공원 터에 왜 건물을 세우느냐”고 반문했다. 유 교수는 생태공원 필요성을 역설하며 용산공원 부지 대부분에서 사람 출입을 통제하고 자연이 회복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하자는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다.
‘도시 경관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을 묻자 유 교수는 ‘중·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와 ‘규제·심의 철폐’를 꼽았다. 그는 “지금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너무 대규모로만 돼 있기 때문에 몇몇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만 돌아간다. 다양성이 나올 수 없다”며 “더 작은 단위로 쪼개질 수 있도록 디자인 룰을 많이 완화하고 각종 심의도 쪼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심의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 ‘감 놔라, 배 놔라’에 맞추다 보면 결국 회색 지대로 간다. 새로운 게 안 나온다”며 “이젠 규제를 풀어주고 자율적 관리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럴 만한 성숙한 건물주가 많아졌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