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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9일 XM3의 사전계약이 8542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급 차량인 기아자동차(000270) 셀토스와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둔 것이다.
XM3 돌풍에도 임금협상 난항 ‘변수’…자칫 물량 놓칠 수도
XM3의 돌풍은 가성비가 너무 좋다는 이른바 ‘갓성비’ 덕분이다. 특히 사전계약 고객의 절대다수가 선택한 최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에는 △이지 커넥트 9.3 내비게이션 △10.25인치 맵 인 클러스터 등이 대거 탑재됐지만, 가격은 2532만원(개별소비세 1.5% 포함)으로 경쟁모델보다 낮다. 또 동급 차량 중 가장 낮은 차체높이(1570mm)와 가장 높은 최저지상고(186mm)가 SUV와 세단의 느낌을 동시에 만든다는 점도 2030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다. 실제 XM3 사전계약 고객 중 절반을 2030세대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XM3의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짓지 못하고 있다. 노사가 좀처럼 2019년 임금협상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파업 등 단체행동이라도 생길 경우 밀린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특히 XM3 유럽 수출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빗을 수 있는 게 더 큰 걱정이다. 르노그룹은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는 것을 1년 넘게 미루고 있는 상태다. 르노그룹 2인자인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제조·공급담당 부회장은 지난 1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르노 본사에서는 (부산공장은) 또 파업이냐는 말이 나온다”며 “르노삼성이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노사 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사관계가 잘 풀려야 물량 배정을 받아 올해 먹거리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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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좀처럼 합의에 이르고 있지 못하는 부분은 기본급이다. 사측은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르노그룹에서 부산공장의 임금이 가장 높기 때문에 기본급이 더 오를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대신 공헌수당을 신설해 매월 10만원 이상의 고정임금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 이 경우 기본급 5만6000원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노조는 르노삼성이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부산공장의 노동강도가 높은데다 생산효율성이 뛰어난 만큼 기본급 8%를 인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적자였던 한국지엠과 쌍용자동차(003620)가 기본급 인상을 이뤄져 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 노조는 최근 상급단체로 민주노총 가입을 시사하며 회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제안을 내놓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투쟁 강도만 높이고 있다”며 “협상 타결보다는 민주노총 가입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르노삼성 노조 측은 이날 “XM3 고객 인도 및 선공 출시를 위해 당분간 단체행동을 자제하고 교섭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모양새를 취했다.
이같은 르노삼성 노조의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금 위주의 단체 행동은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쟁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005380)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의 패러다임 자체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및 수소차로 가고 있어 부품 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필요한 노동자도 점점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도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노조위원장에 중도실리 노선을 표방한 후보가 당선된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인상 대신 일자리 안정으로 임단협 방향을 바꿨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의 핵심은 신차 물량의 확보인 만큼 노사 화합이 선결 과제”라며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인식을 기초로 한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