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던 토스가 돌연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증시 시장에서는 핀테크 기업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페이(377300)나 카카오뱅크(323410)의 주가가 상장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고,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기관투자자들의 저조한 투심으로 또 다시 상장을 철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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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말 기준 토스의 주식 소유현황을 보면, 5% 이상 주주에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알토스 코리아 오퍼튜니티 펀드는 전체 주식의 8.58%(1517만8542주)를 보유하고 있고, 굿워터캐피탈은 1호 펀드(6.15%)와 2호 펀드(5.38%) 두 개로 소유한 지분율이 11.53%(2040만7304주)로 집계됐다. 특히 굿워터캐피탈은 토스가 유니콘으로 도약하는데 수차례 핵심적인 재무적투자자(FI)을 해왔다. 이들 중 미국 상장을 조건으로 내건 투자자도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시장에서 토스의 기업가치는 10조~20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직전 투자 라운드에서는 9조원에 가까운 몸값을 인정 받기도 했다. 유동성 버블 시기를 지나 밸류에이션 재조정의 시기에 들어선 한국 시장에서는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높아진 몸값을 정당화할 수익성도 아직까지 입증하지 못한 상태다.
쿠팡의 나스닥 안착 이후 미국 증시 입성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토스와 비슷한 이유에서다. 국내 증시에 비해 규모가 크고, 글로벌 자금이 쏠리는 시장에서 유동성을 끌어들여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또한 수익에 비해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주는 시장이기도 하다.
나스닥에 입성했다 하더라도 상장을 유지하는 다음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앞서 6월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 입성 이후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소송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쿠팡 역시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위해 시도해볼 만한 카드로 보인다”며 “나스닥 시장은 입성보다 유지가 더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이후 경영 성과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