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천모 종로예술극장 극장장은 29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부터 공연은 멈췄고, 월 임대료는 계속 밀렸다”면서 “더 이상 극장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 극장장은 앞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종로예술극장의 운영 종료 사실을 알렸다. 50석 규모의 소극장인 종로예술극장은 2011년 창단된 ‘극단 종로예술극장’의 전용 공간이다. 갤러리와 공연장이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받았던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월부터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관객이 없어 5회차 공연을 취소하는가 하면, 유료 관객 2명을 놓고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학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 300만원 정도의 유지비(부대비용 포함)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갤러리로 분류된 종로예술극장은 정부의 소극장 지원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성 극장장은 “건물주가 두 달치 임대료를 50% 감면해주는 등 많이 도와줬지만, 그 마저도 낼 여력이 없다”며 “상주하는 배우 6명의 생계까지 생각하면 더 이상 공연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예술극장의 임대차 계약은 오는 5월30일 만료된다. 오는 5월 14~17일 열리는 연극 ‘리더스’가 이 공연장의 마지막 공연이 됐다. 종로예술극장은 종로5가역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은 탁월하지만. 건물이 노후해 더 이상 극장으로 활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이 지속적으로 발병하고 있다는 점도 폐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코로나19가 곧 잠잠해질 수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변종 바이러스가 또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점”이라며 “신종플루부터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전염병 발병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어 극장 운영에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 극장장은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생존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명 내외의 더 작은 공간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성 극장장은 “새로운 생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때가 도래했다”며 “더 작은 소극장으로 가서 운영비를 최소화하거나, 영상작업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는 등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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