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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 파일론의 마티 카우사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앤스로픽에서 날아온 요금 청구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카우사스 CEO 개인의 클로드 사용료만 며칠새 4000달러(약 548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직원 150명인 이 회사의 AI 비용은 연간 40만달러(약 5억4780만원) 규모다. 직원이 늘어 스타트업 할인이 사라지면 140만달러(약 19억1730만원)까지 불어난다. 개발팀은 1인당 월평균 3000달러(약 411만원), 고객지원팀은 2000달러(약 274만원)가 든다. 카우사스 CEO는 “이건 너무 비싸다”며 팀별 사용 한도를 두도록 했다.
컨설팅업체 KPMG가 20개국·지역에서 매출 5000만달러(약 685억원) 이상 기업 경영진을 조사한 결과, AI에서 투자수익률(ROI) 기준으로 성과가 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에 그쳤다.
뉴욕에서 독립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사이토 야스히로 변호사는 지난 7월 말 동료들이 권하는 법률 특화 AI ‘하비’ 계약을 망설였다. 월 2000달러라는 가격 때문이다. 하비는 법령과 판례를 빠르게 분석하고 법률가 시각에서 답을 내놓는 강점이 있지만, 범용 AI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늘면서 “비싼 돈을 내고 계약해 수지가 맞겠느냐”는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AI 사용을 되돌리는 기업도 많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북미 1만1000여개 매장에 넣은 AI 재고관리 시스템을 도입 9개월 만에 접었다. 재고를 잘못 세는 문제가 생겨서다. 우버는 지난 4월 연간 AI 예산을 다 써버려 직원들의 AI 사용에 제한을 걸었다.
70% 싼 중국 AI의 추격
이런 틈을 값싼 중국산 AI가 파고들고 있다. 중국 문샷AI가 내놓은 ‘키미 K3’는 프로그래밍과 수학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냈다. 사용량당 단가는 앤스로픽 상위 모델보다 최대 70% 싸다.
미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의 앤디 팡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7월 “코딩 난이도가 낮은 작업은 키미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일은 앤스로픽 최신 모델에 맡기되, 나눠 써서 품질과 비용의 균형을 잡겠다는 것이다.
값싼 서비스가 퍼져 AI가 범용재가 되면 앤스로픽이나 오픈AI 같은 대형사의 사업 모델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금융시장에 번지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강세를 자신한다.
미 클라우드 업체 박스의 애런 레비 CEO는 비싼 AI와 싼 AI가 위계를 이뤄 공존할 것으로 봤다. 그는 “저비용 AI가 말단 작업을 실행하고, 여러 AI에 일을 배분하는 조정 역할은 최첨단 AI가 맡는다”며 “AI가 싸지면 첨단 모델 사용은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AI 성능을 비교하는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마이카 힐스미스 CEO는 “더 똑똑한 모델을 쓰고 싶다는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며 “AI 기업의 발목을 잡는 건 수요가 아니라 확보 가능한 컴퓨팅 자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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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낙관론을 뒷받침하듯 대형 AI업체들의 실적은 좋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이 투자자에게 제시한 올해 2분기 매출은 115억달러(약 15조7493억원)로 전년 동기의 14배를 넘었고 1분기의 두 배를 웃돌았다. 코드 생성 AI ‘클로드 코드’ 등 기업용 사업이 급성장했다. 상장 시 시가총액은 2조달러(약 2739조원) 안팎으로, 스페이스X의 1조7700억달러(약 2424조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대형사들은 고성능 모델에선 강세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부딪히는 저가 모델에선 유연하다. 오픈AI는 지난 7월 말 ‘GPT-5.6’ 저가 모델 ‘루나’의 사용료를 최대 80% 내렸다. 앤스로픽도 지난달 10일 예정했던 저가 모델 ‘클로드 소네트 5’의 가격 인상을 접고 할인가를 유지하기로 했다.
경쟁은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이 “2억~5억달러(약 2739억~6848억원)를 들여 개발해도 경쟁력은 반년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치열하다. 닛케이는 체력 싸움에서 이기면 높은 수익을 지킬 수 있지만, 밀려나면 저가 모델이 넘치는 ‘레드오션’에 내던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