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중국 국영기업의 석유시추 장비가 북한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NK뉴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선박 정보 웹사이트인 ‘마린 트래픽’을 인용,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중국석유·CNPC) 소유의 시추선인 ‘종요우하이(中油海)’ 17호가 지난 5월 북한 EEZ 내에 도착해 현재까지 머무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K뉴스는 또 다른 웹사이트 자료를 인용, 이 선박의 현 위치가 북한의 EEZ 경계선에서 3km 안쪽에, 북한의 해안가에서 90km가량 떨어진 지점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가 마린 트래픽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선박의 위치는 북한 남포항 인근으로 나타난다.
선박은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 항을 5월 22일 출발해 엿새 뒤 위치를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후 같은 위치에 머물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NK뉴스는 분석했다.
특히 이 매체는 해당 선박의 위치가 지난 1980∼1990년대 발견된 탐사정(探査井)과 매우 가깝다며 “중국이 북한의 원유 매장과 관련해 2005년 서명한 양해각서(MOU)에 새롭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징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2005년 12월 24일 ‘해상에서의 원유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백근욱 박사는 “2005년 서명 이후 중국은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아 왔다”며 CNPC의 시추선 파견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에서 중국의 지렛대가 될 ‘위험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1993년 원유탐사총국을 ‘원유공업부’로 승격시키고 외자 및 기술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이후 각국의 석유 메이저와 유전개발 전문회사들이 참여했으나 발길을 돌려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